[국감]"감정원 공시가격 신뢰도 떨어져…현실화해야" 여야 질타(종합)

머니투데이 한지연 김사무엘 기자 2018.10.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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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통계 부정확하단 지적에 김학규 원장 "문제없다"회피 급급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감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하던 중 안구 마사지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기자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감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하던 중 안구 마사지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부동산 공시가격의 현실화를 주문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감정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대한 국토위 국정감사에선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기관인 한국감정원에 대해 공시가격의 현실화를 요구하는 질의가 빗발쳤다.

시작은 에버랜드 공시지가 산정 문제였다. 에버랜드의 2015년 공시지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전년보다 급등해 에버랜드 자산이 과대평가됐고 결과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혹이었다.



지난 4월 국토부는 내부감사를 통해 에버랜드 공시지가 결정 과정에서 △표준지 선정절차 위배 △공시지가 평가의 일관성 결여 △부적절한 개별공시지가 산정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의 감사결과 비정상적인 가격이라는 지적을 인정하냐"고 묻자,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은 "민간 감정평가사들이 한 것이고 감정원은 평가만 했다. 가격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안 의원이 재차 "표준지를 선정하고 가격평가에 관여했다는 것은 인정 안하냐"고 묻자, 김 원장은 "전혀 사실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부동산 통계나 공시가격의 적절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김 원장이 계속해서 "문제가 없다", "감정원의 일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책임회피에만 일관하자 여야 의원들이 답변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아파트 주간 동향이 실거래가 동향과 차이가 커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한국감정원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파트 주간 동향을 공개하고 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일주일이란 발표 주기는 실거래가를 반영하기엔 부족하다"며 "실거래가 신고기간이 60일인데, 이걸 주간 단위로 발표하면 어떡하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실거래가 신고기간을 현행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고, 동향 발표는 주가 아닌 월 단위로 하는게 어떻느냐"고 제안했다. 또 그는 "통계를 자주 발표하는 것 보다 정확하게 발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공시가격의 시세반영이 수도권에선 과소하고 지방은 너무 과대하다"며 "과세 형평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원장은 "지역간 형평성과 가격에 따른 형평성을 바로 잡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세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는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또 한국감정원이 아파트 청약 업무를 맡기로 한 것이 부당하다며 비판했다. 국토교통부는 9·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현재 금융결제원이 맡고 있는 아파트 청약 업무를 한국감정원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공시지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감정원에 굳이 청약 업무를 이관하는 것은 국토교통부가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개인정보 관리가 미흡하단 지적을 받았다"며 "그런데 왜 국토교통부는 감정원에 청약 시스템을 이관하려 하냐"고 꼬집었다.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청약 업무는 한국 감정원의 기관 설립 목적과 맞지 않다"며 "감정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청약 업무를 넘기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스1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스1
HUG에 대해선 방만경영 지적이 질의의 주를 이뤘다. 이헌승 한국당 의원은 "이재강 HUG상임감사는 주로 본사가 위치한 부산에 거주하는데 왜 서울에 차량이 따로 있느냐"며 "업무용 차량도 따로 있는데, 1년에 고작 몇 번 사용하기 위해 차량을 따로 두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오는 27일 HUG가 부산 불꽃축제에서 110명의 직원을 초청해 화합 행사를 갖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뷔페 값이 4만원, 선상 위에서 불꽃을 관람하는 게 12만원으로 1인당 총 16만원이 든다"며 방만 경영이라고 비판했다. 이재광 HUG사장은 이에 대해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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