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와 '일시 휴전' 끝나나…무역협상 앞두고 갈등 위기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8.10.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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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음 무역협상 목표는 EU와 日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AFPBBNews=뉴스1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AFPBBNews=뉴스1


미국이 한국(FTA)과 캐나다·멕시코(USMCA)에 이어 유럽연합(EU)과 일본을 다음 무역협상 목표로 설정하면서 관련국 사이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지난 7월 자동차를 제외한 품목에 대해 '무관세' 무역을 추진해나가기로 합의했지만 속도 조절에 의견 차를 보이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17일(현지시간)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인 공개 설전을 벌였다.



말스트롬 위원이 "우리는 미국 측에 공산품을 중심으로 제한적 합의에 의한 관세 인하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여러 번 전했다"며 "하지만 미국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무역협상의) 공이 그들 손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스 장관은 "이건(무역협상) 5년짜리 프로젝트가 아니다.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에 앞서 현재 미루고 있는 EU 지역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경고이다. 고든 손덜랜드 주EU 미 대사는 "(EU 집행위원회가) 7월 합의안 논의에 있어 완전히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불평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과 유럽의 위태로운 평화협정이 사실상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애초에 백악관 관계자 중에는 EU에 대한 자동차 관세 부과를 유예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공허한 약속으로 받아들인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도 최근 '환율조항'을 두고 미국과 갈등 중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앞으로 무역협상에서 어떤 나라와도 환율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일본을 예외로 하는 일은 없다"고 언급해 엔고(엔화가치 상승) 우려를 키웠다.

앞서 16일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의회에 "일본, EU, 영국 등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영국과의 협상은 내년 3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이뤄진 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트하우저 대표는 미국과 대(對) EU 상품 무역적자가 1514억달러라고 지적하며 "(미-EU 무역은) 최대 규모이자 가장 복잡한 경제 관계"라고 밝혔다.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 시장은) 중요하지만 여전히 미국 수출업체와 상품에는 지나치게 부진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일 무역 적자는 690억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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