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송매출 40%가 송출수수료…비명지르는 홈쇼핑업계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8.10.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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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송출수수료 부담 고스란히 중소기업, 소비자로 전가" …정부, 적정 송출료 가이드라인 요구

[단독]방송매출 40%가 송출수수료…비명지르는 홈쇼핑업계


홈쇼핑 업계의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매출이 수년간 정체인 가운데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만 잇속을 챙긴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PP(프로그램공급업체)인 TV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자의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는 39.3%로 나타났다. 2016년 36.6%에서 2.7%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올해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방송매출은 순수하게 홈쇼핑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수익을 의미하며, 온라인 매출 등은 제외한 것이다. 회사별로는 홈앤쇼핑이 70.6%로 가장 높았고 롯데홈쇼핑(40.8%), GS홈쇼핑(40%), CJ홈쇼핑(39.2%) 순으로 높았다.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08년 22.9%에서 지난해 39.3% 16.4%p 올랐다. 같은 기간 홈쇼핑 매출은 1조5518억원에서 3조5333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는데, 송출수수료는 3551억원에서 1조3874억원으로 4배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홈쇼핑 방송매출 증가분(1130억원)보다 송출수수료 인상분(1339억원)이 더 많았다.

이는 최근 IPTV 가입자가 급증하는 동시에 T커머스 업체들과 TV홈쇼핑간 채널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를 틈타 IPTV 사업자들이 송출수수료 대폭 인상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채널별 연간 취급액(판매고)와 가입자 수, 채널의 등급(S·A·B, 예컨대 S는 지상파 채널 사이) 등을 종합해 산정한다.
[단독]방송매출 40%가 송출수수료…비명지르는 홈쇼핑업계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가입자 수가 늘며 영향력이 커진 IPTV가 매년 두자리 수로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한다"면서 "한 IPTV사는 첫 협상 자리에서 전년대비 100% 인상을 요구해 아연실색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IPTV방송협회는 "아직도 케이블TV에 비해 수수료를 적게 받는 상황"이라면서 "올 들어 IPTV 가입자 수가 케이블TV를 넘어서고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적정한 송출수수료를 받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홈쇼핑 업계는 "케이블TV 역시 과도한 수수료 부과로 논란이 많았고 최근에는 되레 깎아주는 추세"라고 반박했다.


문제는 송출수수료 인상이 가팔라지면서 그 부담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지난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순용 TV홈쇼핑협회장은 "백화점이나 유통업체와 달리 TV홈쇼핑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송출수수료를 낸다"면서 "현재 30%인 판매수수료 가운데 절반가량을 유료방송사업자에 송출수수료로 내고 있어 판매수수료 인하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수수료 체계 개선요구가 이어지면서 IPTV 업체들도 홈쇼핑업계와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르면 다음달쯤 협의체가 가동된다. 홈쇼핑 업계는 "IPTV와 대화 기회를 가진 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협의체가 구속력이 없는 만큼 큰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중이 60%로 높은데 송출수수료가 고스란히 중소기업 수익과 소비자 가격에 전가된다"면서 "정부가 IPTV와 케이블TV를 아울러 적정 송출수수료 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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