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기상청장이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에서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검증대상]
기상청 오보, 슈퍼컴퓨터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검증방식]
◇기상청은 정말 '오보청'인가=최근 1년간 기상청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록된 게시글은 145건이다. '기상청 슈퍼컴퓨터를 팔아라', '기상청장을 우리 옆집 할머니로 바꿔라' 등 기상청의 오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기상청 예보에 정말 문제가 있는 걸까.
감사원은 지난해 7월 기상청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기상청이 폭염이 꺾이는 시점을 4차례나 늦춰 발표하고, 9월에 경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조기경보가 긴급재난문자로 전달되는 데 10분이 걸리는 등 기상예보 정확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내린 조치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기상청의 5년(2012∼2016년)간 강수 정확도는 평균 46%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기상청이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한 5193회(244개 관측지점 연평균) 중 실제 비가 온 경우는 3228회(62%)에 그쳤다. 또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하지 않았으나 비가 온 경우도 1808회로 집계됐다.
기상현상을 수치적으로 분석하는 수치예보의 500hPa 기압 대기고도 예측오차도 2012년 7.2m에서 2016년 7.3m로 커져 정확도가 떨어졌다.
기상청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과 국회의 지적이 근거없는 말은 아닌 것이다.
/자료=기상청
기상청은 2000년부터 약 5년 주기로 슈퍼컴퓨터를 교체해왔다.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다보면 운영비용이 초기투자비용보다 높아지는데, 이런 경우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에서도 슈퍼컴퓨터의 운영기간을 4~5년으로 산정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슈퍼컴퓨터 1호기는 2000년~2005년, 2호기는 2005년~2012년, 3호기는 2010년~2016년, 4호기는 2015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4호기는 2020년까지 5호기로 교체할 예정이다. 국제표준에 맞게 정기적으로 슈퍼컴퓨터를 교체하고 있다.
기상청은 2012년부터 5년간 슈퍼컴퓨터와 수치예보모델 개선에 총 1192억 원을 투자했다. 현재 운영 중인 슈퍼컴퓨터 4호기엔 569억원이 투입됐으며, 5호기는 약 6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슈퍼컴퓨터 4호기는 현재 국유재산 중 가장 비싼 물품이다.
◇슈퍼컴퓨터 성능=기상청 슈퍼컴퓨터의 성능 문제도 자주 거론된다. 기상청은 슈퍼컴퓨터 4호기 교체 당시 '기상분야 성능 세계 2위'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기상청 슈퍼컴퓨터는 '2018 국제 슈퍼컴퓨터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전 세계 슈퍼컴퓨터 톱500 발표에서 75위, 76위를 기록했다. 도입 직후인 2015년 11월 순위인 28위, 29위에서 많이 떨어진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슈퍼컴퓨터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지난해 기상청은 한국기상청 슈퍼컴퓨터는 세계 최고 수준인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슈퍼컴퓨터 성능에 크게 뒤지지 않으며 따라서 오보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의 슈퍼컴퓨터는 같은 조사에서 36위, 37위를 기록했다.
[검증결과-거짓]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는 5년 주기로 교체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슈퍼컴퓨터 4호기에는 569억원이 투입됐으며, 5호기는 약 6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따라서 오보의 원인을 슈퍼컴퓨터에 대한 국가 지원 부족에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