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韓시장 잡아라"…글로벌 엘리베이터업체 '각축전'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8.10.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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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현대엘리에 美·日업체 잇따라 생산시설 갖춰-고층 건물 수요에 유지 보수시장도 커

"고성장 韓시장 잡아라"…글로벌 엘리베이터업체 '각축전'


전 세계 승강기 회사들이 한국 승강기 시장을 잡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고층 건물에 대한 엘리베이터 수요가 많고 기존 엘리베이터의 유지보수 시장의 잠재성도 큰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티스는 지난 12일 인천 송도에 연구개발(R&D) 센터와 첨단생산시설' 기공식을 가졌다.



총면적 약 1만5600㎡ 규모로 지어질 R&D 센터 및 첨단생산시설은 내년 상반기 완공해 가동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오티스 직원 200명 이상이 근무하게 된다.

오티스는 서울·인천·창원 등 전국에 분산된 연구개발과 생산조직을 송도로 통합한다. 오티스는 이곳에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최신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사람과 승강기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IoT 커넥티드 엘리베이터' 개발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도 지난 3월부터 송도사업장에 R&D센터와 제조시설, 시험타워, 제품검증센터, 보수·설치 기술교육센터 등의 가동에 들어갔다. 이 사업을 위해 일본 미쓰비시전기와 미쓰비시상사는 총 330억원을 투자했다. 세계 5위 엘리베이터업체인 일본 히타치는 지난해 12월 한국 법인 영업을 시작했다. 1999년 철수 이후 18년 만에 한국에 재진출했다.

이처럼 글로벌 업체들의 한국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국내 승강기 산업은 고층 건물 증가와 함께 지난 수년간 7%의 양호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신설 승강기 시장규모는 약 2만6000대로 추정된다.

국내 승강기 대수도 약 64만대로 앞으로 유지보수 시장도 커질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한국 시장을 아시아 시장의 거점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거센 공세에도 토종업체인 현대엘리베이 (40,100원 ▲250 +0.63%)터가 설치 분야에서 수년간 41~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수위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엘리베이터는 설치 분야에서 44.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독일 티센크루프가 23.7%, 미국 오티스가 11.6%로 뒤를 이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고 유지보수 면에서 외국 기업에 비해 유리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6월부터 승강기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챗봇'(CHATBOT) 기능을 적용해 대응 시간을 최소화한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유지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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