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원짜리 풍등에 폭발? 관리 부실" vs "원인 제공"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2018.10.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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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저유소에서 휘발유 저장탱크 폭발로 추정되는 큰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저유소에서 휘발유 저장탱크 폭발로 추정되는 큰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에 위치한 '저유소 화재사고' 피의자인 스리랑카인 A(2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했다. 이를 두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온라인상에서는 사고 중심에 선 A씨의 책임 소재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30분쯤 저유소 부근에서 풍등을 날려 불이 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저유소 인근 터널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A씨는 쉬는 시간에 인근 초등학교에서 날아온 풍등을 주웠고, 호기심에 불을 붙여 날린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10일 오전 10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페이지에는 '저유소 화재'와 관련된 청원이 26건 올라와 있다. 그리고 청원 대다수는 이번 화재 책임이 저유소 관리를 부실하게 한 직원들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청원인은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은 개인 책임이 아닌 시스템 문제로 발생한 것"이라며 "300원짜리 풍등 하나에 저유소가 폭발했다면, 안전관리 책임자의 과실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18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반면 화재 원인을 제공한 A씨 책임이 크다고 주장하는 청원도 있었다.

한 청원인은 "고의든 아니든 간에 73억원의 재산 피해가 생겼다"며 "대가를 치르게 해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포털사이트 캡처/사진=포털사이트 캡처
주요 포털 사이트의 여론도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책임 소재가 저유소 및 송유관공사 측에 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관리 소홀이 잘못이지 애꿎은 스리랑카 청년을 왜(hsnc****)", "이건 고의라고 보기 어렵다(stuc****)", "전쟁에도 견뎌야 하는데 풍등 하나에 홀라당 타는게 말이 되는가(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포털사이트 캡처/사진=포털사이트 캡처
풍등을 날린 A씨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책임이 있다(0505****)", "그래도 연기가 나면 소방서에 연락은 했어야 한다(p****)", "미국에서 한국인이 저런 실수를 했다면 어땠겠는가. 저 외국인이 죄가 없는 건 아니다(s****)" 등의 의견을 냈다.

9일 경기 고양시 고양경찰서에서 장종익 형사과장이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화재사건 피의자 검거 브리핑을 진행하는 중 경찰관계자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풍등과 동일한 모형을 공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비전문취업 비자로 입국한 스리랑카 국적 근로자 A씨가 지난 7일 오전 10:32경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와 인접한 터널공사장에서 풍등(지름 40cm, 높이 60cm)에 불을 붙여 날아가게 하였고 A씨가 날린 풍등이 300m 지점의 저유소 잔디밭으로 낙하했다. 이후 잔디에 붙은 불이 탱크(직경 28.4m X 높이 8.5m의 원통형)의 유증 환기구를 통해 내부로 불이 옮겨 붙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전문가 감정 등 수사 중에 있다. 2018.10.09. /사진=뉴시스9일 경기 고양시 고양경찰서에서 장종익 형사과장이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화재사건 피의자 검거 브리핑을 진행하는 중 경찰관계자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풍등과 동일한 모형을 공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비전문취업 비자로 입국한 스리랑카 국적 근로자 A씨가 지난 7일 오전 10:32경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와 인접한 터널공사장에서 풍등(지름 40cm, 높이 60cm)에 불을 붙여 날아가게 하였고 A씨가 날린 풍등이 300m 지점의 저유소 잔디밭으로 낙하했다. 이후 잔디에 붙은 불이 탱크(직경 28.4m X 높이 8.5m의 원통형)의 유증 환기구를 통해 내부로 불이 옮겨 붙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전문가 감정 등 수사 중에 있다. 2018.10.09. /사진=뉴시스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10일 "A씨의 혐의에 대해 인과관계 소명이 부족하다며 어젯밤 검찰에서 보완 수사 지휘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내용을 보완한 뒤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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