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p 높인 2.00~2.25%로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인민은행은 이날 짧은 성명만 내고 중국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충분한 수준이며, 분기 말 재정지출 확대가 은행권의 유동성을 부양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통화 당국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기준금리가 해외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이고, 물가 수준이 아직 높지 않으며,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여력에 관련된 어려움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인민은행의 기준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는 각각 1.5%, 4.35%다.
문제는 경기다. 미국이 사실상의 완전 고용 상태를 유지하면서 올해 4% 성장을 전망할 정도로 호시절을 구가하고 있지만 중국은 성장률 하락과 부채 증가에 무역전쟁 여파까지 겹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6.9%에서 계속 둔화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7%로 1분기의 6.8%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미국이 대규모 관세 폭탄을 투하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전망은 더 어둡다.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급증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7월 말 국무원 회의와 당 정치국 회의를 잇따라 열고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속도를 조절하고 시중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면서 완화 쪽에 무게가 실린 정책 기조를 확정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 중국 경제 전문가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국무원이 지난 7월 통화 정책 방향을 '안정적 공급'으로 정했는데 이는 필요할 때 통화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번에 미국이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상했지만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기조를 바꿀 정도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