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파이 영입' 시도 중국인 체포… 美中 갈등 확대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8.09.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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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 근무 경력자 개인정보 넘기고, '중간고사 문제지' 이름으로 파일 건네기도

지난 1월 간첩혐의로 체포된 전 미국 국가정보국(CIA) 요원 제리 천 싱 리(오른쪽). /AFPBBNews=뉴스1지난 1월 간첩혐의로 체포된 전 미국 국가정보국(CIA) 요원 제리 천 싱 리(오른쪽). /AFPBBNews=뉴스1


미국 당국이 중국 국적의 미군 예비역을 첩보원 영입 시도 혐의로 체포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양국의 신경전이 군사 및 첩보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중국인 지 차오쿤(27)이 중국 국가안전부의 지시를 받아 첩보활동을 해왔다며 체포했다. FBI에 따르면 차오쿤은 영입할 인물 8명에 대한 사전조사를 마친 후 이들에 대한 정보를 중국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에게 넘겨줬다.



차오쿤이 조사한 이들은 대만과 중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로, 이중 7명은 방위산업에서 근무하거나 최근 은퇴한 기술자 및 과학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오쿤은 중국을 자주 오가며 중국 정보당국의 요원 측과 연락을 취했으며 중국 당국이 이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는지 그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은 차오쿤이 지난 4월 잠입 수사 중인 FBI 요원에 털어놓으면서 드러났다. 당시 차오쿤은 "(중국 측 요원이) 본토에서는 결제가 어렵다고 서류 하나를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차오쿤은 해당 서류를 '중간고사 문제지'라는 제목의 파일에 담아 보냈다. 중국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 항공기 엔진을 제작하는 한 회사의 직원에게도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차오쿤은 지난 2013년 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지난 2016년 미국 육군 예비군에 입대했다. 미군은 언어 및 기술 등에 전문성을 가진 이민자들을 예비군을 통해 차출하는데, 예비군에 입대하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기 쉽기 때문에 입대한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무역문제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군사 및 첩보 영역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러시아 군 장비 구매를 담당했던 중국 인민해방군 장비발전부와 책임자인 리상푸 부장을 제재했다.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또 대만에 무기 판매를 허용하고 인도와는 동맹급의 군사협력에 합의하면서 대중 군사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해 지난 22일 주중 미국대사와 무관을 불러 강력히 항의했으며, 미 해군 소속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의 다음 달로 예정된 홍콩항 방문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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