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박3일의 평양 일정을 마치고 백두산 방문을 위해 20일 오전 삼지연 공항에 도착,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민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2018.09.20. [email protected]
평양의 남북정상회담은 세번째.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벽을 넘고,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선을 넘었다면 2018년남북 정상은 마침내 끊어진 남북을 잇는 '연결'을 본격화했다.
남북정상이 한층 깊어진 신뢰를 확인한 것도 성과다. 두 번의 만남 덕에 의례적 절차를 건너뛰고 곧장 마주앉은 두 정상은 두차례 정상회담, 옥류관 냉면 오찬과 두차례 만찬, 셋째날 백두산 방문까지 함께하며 남북 사이에 유례를 찾기힘든 스킨십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한 것도 신뢰의 산물이다. 김정일 위원장도 2000년 서울답방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못받으면 돌아갈 수 없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끈질긴 설득의 결과였다. 이번엔 반대다. 북측 참모들이 모두 반대했지만 김 위원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했다. 일회성에 그쳤던 남북정상회담은 이번 회담을 포함, 올해만 4차례 열린다. 이는 남북간 사람, 문화, 경제의 교류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정례화 일상화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날인 20일 이른아침 백두산을 찾아,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장군봉과 그 아래 천지를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백두산에 오른 것도, 중국이 아닌 우리땅 즉 북한을 통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 개인적 소원을 푸는 데 그치지 않는다. 70년 끊어진 남북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 발로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000만 겨레와 함께 올랐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40분 경기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서울 프레스센터를 찾아 회담 결과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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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이 70년 적대를 극복하고 이은 길은 미완이다. 다음은 뉴욕으로 이어진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뉴욕에서 24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남북이 만든 길을 평화의 길로 이어가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 다자회의에서는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 공조도 모색한다.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서울 DDP의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이 징검다리,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면 앞으로 그걸 넘어서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도 추진한다. DMZ(비무장지대)를 포함, 육해공 전 지역에서 상호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한편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연결 착공식을 연내 갖는다. 공동선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현장인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폐기한다는 등 진전된 비핵화 조치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