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짜리 '반짝효과' 그친 코스닥 기술분석보고서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8.09.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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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기술분석보고서의 지난 100일간 성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연초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한국거래소와 한국IR협의회가 5월 말부터 발간 중인 기술분석보고서를 자체 평가한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거래소는 그동안 변변한 증권사 리포트조차 없던 평균 시가총액 907억원, 시총 순위 400위 밖 코스닥 업체들을 발굴해 분석보고서를 작성함으로써 코스닥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는 8월 말까지 보고서가 발간된 총 167개 기업의 발간 전후 10일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5.5%, 1.4% 증가했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받던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끌어내는 데 기술분석보고서가 기여했다는 평가는 얼핏 타당해 보인다. 실제 기술분석보고서가 발간된 후 한 달 간 업체당 기술분석보고서 열람 건수는 평균 420건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숨겨진 코스닥 기업을 '재발견'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기술분석보고서 발간 한달 이후부터는 열람 건수가 평균 240건으로 줄었다. "기술 위주여서 실제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직관적으로 알 수 없다"에서부터 "구성이 너무 빡빡해 가독성이 떨어진다" 등 투자자들의 지적이 잇따른 결과다.



아울러 발간 직후 상승했던 주가도 이내 원상 복귀되거나 오히려 떨어졌고,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궁극의 목표로 삼는 기관 등 '큰손' 자금 유치에도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비를 투입해 공을 들인 기술분석보고서가 한 달 짜리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초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하며 기대감을 키운 코스닥 지수가 830선에서 지지부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인 IPO(기업 공개) 열기도 식으면서 정부가 호언장담한 연내 코스닥 100개 상장 목표 달성도 불투명해 보인다.

하지만 실망하긴 아직 이르다. 금융당국이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보완한 새 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단 입장인 만큼 코스닥 시장이 재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어서다. 기술분석보고서가 다시 한 번 불어올 코스닥 훈풍 속에서 진정한 투자 길잡이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달짜리 '반짝효과' 그친 코스닥 기술분석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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