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색채' 더 강해진 금통위..살아있는 금리인상 불씨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8.09.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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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3명이상 금리인상 발언..금리동결 비둘기 소수의견에 그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8.7.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8.7.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매파 (통화긴축 신호) 기운이 더 강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로 금융불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CPI) 지수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에 못미치고 있어 금리 동결을 유지해야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한은이 18일 공개한 '2018년도 제16차 금통위(8월31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이일형 금통위원은 "현재 완화 기조 하에서 금융 불균형은 계속 누적되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의 누적을 억제하는 동시에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7월달 금통위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유일하게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이 위원은 "취약계층의 소득 지원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수요 압력도 견인되는 현 시점에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소폭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 투자유인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정책조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며 "중기적 관점에서 물가갭을 최소화하려면 과도한 금융불균형의 누적을 억제하는 동시에 정책여력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위원 외에 다른 2명의 위원들도 '금융불균형'을 언급하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 금통위원은 "현재의 성장, 물가, 금융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거시경제 불균형 위험보다는 금융 불균형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다소 축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선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금융불안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7월 고용지표의 예상 외 부진 등으로 경제주체의 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의 상황전개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B 금통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적 문제에 대한 대응이 각국 중앙은행의 중요 과제가 됐다"며 "우리나라도 저금리 기조 하에서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와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보다 많은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C 금통위원은 물가흐름을 주시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C 금통위원은 "물가 압력의 기저 흐름에 대한 지속적 관찰과 추정은 중기적 물가 추세에 부합하는 기준금리 수준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D 금통위원은 신중론을 보였지만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D 금통위원은 "하반기 물가 상승률의 확대를 기대하나 여전히 현 시점의 상승률이 낮고 불확실성이 높다"며 "확대 속도를 확인하며 그에 맞춰 인상 시점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향후 금리 조정이 상승이어야 한다는 방향성 판단은 아직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E 금통위원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거시경제의 하방위험을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조적 물가 추세를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1.0%까지 하락했고 향후에도 내수가 확대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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