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전자담배 확산 전염병 수준"…美, 전자담배 전면금지 검토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8.09.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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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제조업체 및 판매처에 경고장…"한 세대가 니코틴 중독되는 것 용납 안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AFPBBNews=뉴스1미국에서 판매 중인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AFPBBNews=뉴스1


미국 보건당국이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율이 전염병 수준이라며 전자담배 전면금지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 스콧 고틀립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자담배가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염병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며 "중독은 용납될 수 없으며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FDA는 특히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10대 사이에서 크림, 망고 등 다양한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가 유행으로 자리 잡아 흡연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틀립 국장은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의 판매를 즉각 금지시키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전자담배를 규제하지 않아 한 세대가 전부 니코틴 중독에 빠지는 현상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이는 한 해 48만명에 달한다.

FDA는 결국 이날 1100여개의 소매점과 5개 주요 전자담배 제조기업에 18세 이하 청소년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하지 말라는 경고장을 발송했다. 적발된 131개 상점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날 받은 경고장에 따라 쥴 등 5개 주요 전자담배 제조기업들은 60일 안에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FDA가 이들의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은 성명을 내고 협조의사를 밝히면서도 FDA의 행동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자담배 제조업체 600개를 대표하는 '베이포 기술 협회'는 "FDA의 이번 행동으로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다시 기존 담배를 흡연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오히려 미국인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고틀립 국장은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보다 니코틴 함유량이 적어 사망률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소량의 니코틴이라도 미성년자 두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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