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에 광고 부착? NASA, 예산부족에 상업화 검토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2018.09.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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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기업에 비행사 뺏기는 실정…러시아는 이미 우주선에 '피자헛' 로고 부탁

짐 브라이덴스타인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AFPBBNews=뉴스1짐 브라이덴스타인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AFPBBNews=뉴스1


달나라로 떠나는 우주로켓에 청량음료 코카콜라나 맥주브랜드 버드와이저 등의 로고가 새겨질 날이 올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예산부족에 시달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탐사활동에 드는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광고 판매 등 상업화 계획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짐 브라이덴스타인 NASA 국장은 최근 우주선이나 로켓의 명명권(이름을 붙일 권리) 판매가 가능한지 조사해 줄 것을 NASA자문위원회에 요청했다. 브라이덴스타인 국장은 NASA TV에서 "(그것이 가능한지) 아직 모른다"면서도 우주비행사가 상업광고에 출연하고 로켓 외관에 기업 광고를 실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별도의 위원회도 꾸렸다.



NASA가 상업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연방정부 규정을 바꿔야 한다. 현재 규정으로는 NASA와 같이 연방에 소속된 기관이 상업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NASA 내부 규정에서도 "NASA의 직원은 직책, 직함 또는 기타 권한을 통해 비연방기관의 제품, 서비스에 관한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주탐사의 대명사 NASA가 민간 자본 유치에 나선 배경에는 민간 우주산업의 급성장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미국국가우주위원회 회의에서 민간의 우주사업 규제를 풀어 우주 공간의 상업적 이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천문학적인 투자비용보다 미 납세자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NASA에 배정되는 예산은 2023년까지 196억달러로 유지할 방침이다. NYT는 2019회계연도 예산이 199억달러이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이는 사실상 매년 예산이 삭감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부족과 함께 우수인력 방출도 문제가 되고 있다. NASA의 우주비행사 인력이 더 높은 임금을 주는 스페이스X나 보잉 등 민간 항공사로 매년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짐 브라이덴스타인 국장은 "우리는 각 우주비행사들을 훈련시키는 데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지만 그들은 훈련을 받자마자 나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우주강국 러시아는 '우주마케팅'을 이미 이용하고 있다. 2000년에는 러시아 우주선에 피자헛 로고를 새기기도 했고 그 다음해에는 러시아 우주비행사가 전자제품점 '라디오쉑' 라디오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브라이덴스타인 국장은 "러시아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상업적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우리보다 앞서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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