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일 독일 최대은행이자 유로존 핵심 금융기관인 도이체방크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대마불사(Too big to fail)'로 평가받던 도이체방크가 잇단 악재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최근 파산 경고까지 제기되면서 2008년 금융위기가 독일에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2015년 67억9000만유로(약 8조7500억원)의 사상 최대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4억9700만유로(약 6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적자이다. 이로 인해 지난 6년간 CEO(최고경영자)도 4번이나 교체됐다. 결국 도이체방크는 지난 5월 직원 9만7000여명 중 1만여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발표했고, 2020년까지는 30%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S&P(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지난 6월 도이체방크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잇달아 시한폭탄이 터지자 '대마불사'라는 인식도 깨졌다. 그동안 도이체방크는 독일 정부가 보증해준다는 인식이 있어 국채 수준의 저리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경쟁사보다도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만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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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올해 도이체방크가 발행한 무담보채권은 모두 발행가를 밑돌고 있고, 지난달 발행한 선순위채권의 쿠폰금리도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매년 지급하는 자금조달 비용도 발목을 잡는다. FT는 도이체방크가 매년 2억유로(약 2600억원)의 추가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9일에는 미국 금융당국이 도이체방크 미국 자회사를 심각한 재정적 취약성을 지닌 은행 리스트에 추가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지난해부터 이 자회사에 문제가 있다며 주시하고 있다.
올해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40% 하락했다. 지난 10일 주가는 주당 9.58유로로 2007년 주당 87유로로 최고가를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90% 가까운 추락이다. 이로 인해 이달 4일에는 유럽의 대표적 우량 상장사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지수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확산되자 독일에서는 1, 2위 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합병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2016년에도 양사 합병설이 제기됐는데, 최근 구조조정 발표 이후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시 합병을 통한 비용절감 및 운영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