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주 AP시스템과 SFA 중 누굴 고를까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8.09.10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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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종목 vs 종목]기대감에 주가 상승중이지만 제조방식 바뀔 수도…에스에프에이가 안전

올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둔화 완화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향 투자 증가 등 호재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前) 공정업체인 AP시스템 (7,250원 ▼70 -0.96%)과 물류장비 업체 에스에프에이 (26,150원 ▲450 +1.75%)를 주목하고 있는데, 당장 투자하기에는 에스에프에이가 더 낫다고 조언했다.

AP시스템은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장비를 제조, 판매하는 장비사업체다. 중소형 OLED용 레이저결정화장비(ELA) 가 주요 생산품 중 하나로, 글로벌 ELA 장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에스에프에이는 OLED 및 LCD 제조에 소요되는 제반 장비와 디스플레이·반도체·일반 제조라인의 공정내외 물류시스템을 제작공급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다.

◇상반기 힘들었던 두 회사, 하반기 다를 것=올해 상반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업고 LCD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공급 증대에 나서며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을 크게 하락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생산공장의 가동률이 아이폰X 판매 부진으로 50%대로 낮아졌고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며 장비업체 주가는 계속 내리막을 걸었다.

AP시스템은 지난 7월3일 52주 신저가(1만89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고점(4만3500원) 대비 56.55%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에스에프에이 역시 지난 4월 3만125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썼는데, 지난해 고점(4만8000원) 대비 34.89% 하락한 것이었다.

두 회사의 실적도 나빠졌다. 1분기 AP시스템의 매출액은 14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16.4% 감소했다. 2분기도 매출액 1852억원, 영업이익 92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51.8%, 68.9% 줄었다.


에스에프에이는 상반기 매출액 7771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5%, 8.5% 감소했다. 국내 매출이 작년 상반기 4906억원에서 올해 2407억원으로 거의 절반 가량 줄었다.

그러나 실적발표 전후로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LCD패널 가격이 반등한 가운데 삼성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등에 18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여기에 올해 폴더블 폰이 개발될 것이라는 발표에 디스플레이 장비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AP시스템과 에스에프에이는 7월 초 대비 주가가 각각 31.29%, 18.88%씩 상승했다.

◇아직까지는 기대감…에스에프에이가 현실성 높아=다만 두 회사의 주가 상승은 온전히 기대감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장비주들의 주가 상승 배경은 투자 뉴스보도와 이벤트 기대감"이라며 "장비주들의 랠리를 따라가는 투자보다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양산 발주로 바로 이어지기까지 시간 리스크가 존재할 것"이라며 "대면적 OLED로 가는 경우 TFT(박막트랜지스터) 기판이나 재료 증착 방식이 과거 중소형 OLED 패널 제조방식과 상이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이같은 이유 때문에 AP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ELA 증착기가 주력인 AP시스템 등과 같이 중소형에 특화된 장비군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이 어떤 방식과 기술을 채용해 OLED를 생산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특정 공정에서 해외 경쟁사가 독점 공급할 수도 있고 새로운 TFT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어 AP시스템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패널 기술 로드맵의 윤곽이 나타날 때까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에스에프에이의 경우 이같은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OLED 투자가 개시되면 물류장비의 확실한 수주가 예상되고 공급 가능 장비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업사이드 요인이 많다"며 에스에프에이를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장 연구원도 "대면적 증착기 공급경험과 클린물류 장비를 주력하는 에스에프에이는 제조방식에서도 장비스펙에 대한 제약조건이 없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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