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웅진그룹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은 2010년 전후다. 기존 소비재사업을 넘어 건설과 화학, 금융 등으로 사업을 급격히 확장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2007년 6600억원을 투자해 극동건설을 인수했지만 건설경기 불황으로 재정난이 지속됐다. 2010년에는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 역시 건설경기 불황으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부실문제가 터져 손실만 더했다. 2년 뒤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한 태양광사업마저 어려움에 빠지면서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듯 보인 윤 회장은 올해 초 활동을 재개했다. 그룹이 법정관리를 겪은 지 6년여 만이다. 직접 ‘웅진렌탈’ 브랜드 출범까지 챙기면서 정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 렌탈사업 재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윤 회장은 “렌탈 개념을 도입한 원조로 새로운 제품·서비스로 렌탈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렌탈사업 재개 시점에 맞춰 자서전 ‘사람의 힘: 영원한 세일즈맨 윤석금이 말한다’도 출간했다. 일각에선 집행유예 중인 윤 회장이 그룹 내 지분과 직함도 없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윤 회장은 유죄 판결로 2020년 말까지 회사 등기임원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