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계동향조사 소득·지출 재통합…표본도 바꾼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8.08.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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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약 160억원 편성해 시험조사 나서…이원화 구조 되돌리기로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이 28일 오후 대전정부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제17대 통계청장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8.28/뉴스1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이 28일 오후 대전정부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제17대 통계청장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8.28/뉴스1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의 소득부문과 지출부문을 다시 통합한다. 통계청장의 경질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계동향조사를 다시 손보겠다는 것인데, 표본의 연속성 문제 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통계청의 내년 가계동향조사 예산을 159억4100만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관련 예산은 28억5300만원이다. 가계동향조사의 전면 개편을 위한 예산 편성이다.



통계청이 추진하고 있는 개편방향은 지난해부터 분리한 가계동향조사의 소득과 지출 부문을 다시 합치는 것이다. 표본도 통합하는 등 다시 설계한다. 사실상 2016년 이전의 형태로 가계동향조사를 재설계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거 가계동향조사는 소득과 지출을 가구 단위로 직접 연계해서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소득과 지출의 표본이 이원화된 구조"라며 "학계와 연구소에서 연계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개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계동향조사는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통계다. 통계청은 가계수지(소득, 지출) 통계인 가계동향조사를 지난해 가계지출 통계로 특화했다. 소득을 뺀 지출만 연간 주기로 공표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가계소득 통계는 올해부터 없애기로 했다. 고소득층의 응답률이 낮아 신뢰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과 맞물려 지난해 국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가계소득 통계가 살아남았다.

이후 가계지출조사는 연간 주기로 공표하고 있다. 표본은 1만2000가구다. 가계소득조사의 표본은 8000가구다. 분기별로 결과가 나온다. 표본이 달라 연계하는 게 불가능하다. 완전 별개의 통계로 봐도 무방하다.


가계소득조사와 가계지출조사의 통합은 통계청이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번복하겠다는 의미다. 가계소득조사의 표본 논란을 감안할 때 시계열 비교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논란을 감안한 듯 별도의 가계소득조사는 당분간 유지한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가계소득조사를 병행해 분기별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통합 통계는 내년 시험조사를 거쳐 2020년부터 나온다.

고소득층의 응답률이 낮았던 문제는 표본 재설계로 대응한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고소득층은 조사 후 7개월부터 응답률이 떨어진다. 따라서 6개월 단위로 조사체계를 변경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년까지 동일한 조사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시계열을 비교하는 데 있어서 변화는 없다"며 "2020년 이후에도 내년 시험조사 결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시계열 단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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