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빗썸은 빠르면 30일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서비스 재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빗썸과의 협의가 거의 마무리됐다"며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4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중 업비트, 코인원, 코빗이 각각 IBK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과 재계약했으나 빗썸만 재계약하지 않은 건 빗썸이 투자자보호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빗썸은 6월 해킹으로 거액의 가상통화를 도난당했다. 이에 농협은행은 빗썸에 보안 강화를 주문했다.
농협은행과 빗썸은 분리 보관하는 투자자 자산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보관료 역시 받지 않기로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처음부터 투자자 자산 보관에 대한 보관료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농협은행과 빗썸은 자금세탁방지 노력도 강화한다. 실명확인 가상계좌 서비스가 1월말 도입됐으나 아직까지 실명확인 가상계좌로 전환하지 않고 가상통화를 거래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빗썸을 비롯한 거래사이트의 실명확인 가상계좌 전환 비율은 약 4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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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확인 가상계좌가 없으면 원화 입금은 불가능하지만 출금이 가능해 금융당국은 자금세탁 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빗썸에 11월까지 실명확인 가상계좌 미전환 투자자에 대한 전환을 요구했고 빗썸도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빗썸은 지난 6월부터 실명확인 가상계좌로 전환하지 않으면 일일 원화 출금 한도를 10% 하향 조정하는 등 전환 노력을 하고 있다. 빗썸은 농협은행과 재계약을 마치면 추가로 출금 한도를 낮추는 등 실명확인 가상계좌 전환 유도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빗썸 관계자는 "아직 농협은행으로부터 재계약 관련해 통보를 받진 못했다"며 "자금세탁방지와 거래 투명성을 위해 실명전환 가상계좌 전환 노력은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