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로 간 6인의 셰프들…"간편식도 요리하죠"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8.08.30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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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롯데마트 소속 김병주, 이병주, 이정희, 강기범, 유주형, 조수빈 셰프

(왼쪽부터)유주형, 김병주, 이병주, 조수빈, 강기범, 이정희 롯데마트 셰프 /사진=이기범 기자 (왼쪽부터)유주형, 김병주, 이병주, 조수빈, 강기범, 이정희 롯데마트 셰프 /사진=이기범 기자


리츠칼튼, 힐튼, 하얏트 등 글로벌 호텔과 내로라하는 외식기업, 스타 레스토랑에서의 경력을 뒤로 하고 롯데마트에서 근무하는 '6인의 셰프'가 있다. 김병주 선임셰프와 이병주, 이정희, 강기범, 유주형, 조수빈 셰프다. 이들은 송파구 롯데마트 본사로 출근해 때로는 컴퓨터 앞에 앉고 때로는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며 롯데마트 내에서 판매하거나 PB(자체브랜드) 간편식으로 출시하는 각종 '시그니처 메뉴'들을 개발한다.

27일 롯데마트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선임셰프는 "3~4년 전만해도 셰프 없이 MD(상품기획자)들이 식품 메뉴를 기획하고 개발해왔다"며 "하지만 요즘은 간편식 PB 판매가 급증하는 가운데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끌어내기 위해 마트에서 셰프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셰프의 경우 롯데마트 가정간편식(HMR) PB '요리하다'의 전제품 개발에 두루 관여한다. '최고의 맛'을 위해 수십차례 테스트를 하는 것 부터 소비자들이 간단히 데우는것 만으로도 셰프가 낸 맛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생산법까지 고심해야 한다.

"유명식당 메뉴를 집에서도 맛볼 수 있게 맛집과 협업해 만드는 제품들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식당에서 일품요리를 먹은 후 '밥을 볶아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찜닭 볶음밥, 대패 삼겹 볶음밥 등의 제품이 호응을 얻었습니다. 요즘은 국탕류 가정간편식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 맛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롯데마트는 간편식에 건강을 한층 강화한 '밀키트'(Mealkit) 시장에도 올가을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모든 원재료들이 손질돼 양념과 함께 담겨있어 가열하기만 하면 되는 상품이다. 국내 유통기업들도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정희 셰프는 "올들어 롯데마트 신선품질혁신센터를 지었는데 육류, 채소 제품을 손질하고 판매하는데 있어서 신선도, 원가구조 측면에서 경쟁력있는 밀키트 상품을 출시할 여건이 갖춰졌다"며 "특제 육수를 개발하고 'MSG'를 최소화하는 실험을 이어나가 건강한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강기범, 김병주, 이병주, 조수빈, 유주형, 이정희 롯데마트 셰프 /사진=이기범 기자 (왼쪽부터)강기범, 김병주, 이병주, 조수빈, 유주형, 이정희 롯데마트 셰프 /사진=이기범 기자
고객이 오프라인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옮기는 데 빠질 수 없는 역할을 하는 먹거리(델리)코너를 담당하는 셰프들은 맛은 물론 간편함과 건강을 함께 추구하는 고객 트렌드를 체감한다.

롯데마트 내 피자 브랜드 '치즈앤도우'를 담당하고 있는 조수빈 셰프는 "예전에는 18인치 대형피자 등 '빅사이즈'가 인기를 끌었는데 요즘은 정반대"라며 "혼자라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1인 피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즉석식품(델리) 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이병주 셰프는 "혼술, 혼밥을 하는 고객들도 많아 한가지 상품이라도 용량을 다양하게, 1인 가구를 고려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통큰치킨' 시절과는 차별화된 제 2의 히트상품을 내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기범 셰프는 롯데마트 자체 베이커리 '스톤오븐39'를 론칭했다. 강 셰프는 "빵을 굽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고, 한층 건강에 신경쓴 베이커리 브랜드"라며 "설탕을 많이 쓰지 않고 식사대용으로 할 수 있는 유럽식 빵, 바게뜨, 우유식빵 등이 인기를 끌어 기존 매장 대비 4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셰프로 일하는 것의 가장 큰 보람은 바로 "전국 수많은 고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선보일 수 있고 호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롯데마트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 빅마켓 델리코너 메뉴개발을 담당하는 유주형 셰프는 "한국시장 트렌드는 어떤 글로벌 시장보다도 트렌드가 빨리 바뀐다"며 "자비를 털어서라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맛을 경험하는 등 맛과 고객 입맛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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