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와 취업자 동시 감소"…청년과 40대 모두 아프다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2018.08.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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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청년층과 40대의 고용 현황 분석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인구와 취업자 동시 감소"…청년과 40대 모두 아프다


최근 발표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신규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불과 5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고용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중에서도 40대(40~49세) 취업자수는 오히려 전년 동월 대비 14만7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고용 부진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40대 연령층은 가정을 책임지는 세대로 경제활동참가율이 81%에 달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동시에 산업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고용의 허리’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러한 40대 취업자수가 15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은 그만큼 가계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물론 40대의 고용 부진은 1차적으로 인구감소와 노령화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40대 인구는 7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1000명 줄어 경제활동인구통계(구직기간 4주기준)가 작성된 1999년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40대 인구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월평균 35만명 이상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거의 10만명 씩 줄어들고 있다. 2000년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40대 인구가 이제 60대로 노령화돼 고용시장에서 퇴출되고, 저출산이 시작된 당시 20대 인구가 이제 40대로 편입되면서 인구 감소에 따른 취업자수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청년층(15~29세)의 고용지표를 살펴보면, 7월 청년 취업자수는 4만8000명 감소했다. 그러나 청년층 인구는 그보다 훨씬 많은 14만명이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청년층의 고용률은 43.6%로 전년 동월 대비 0.2%p 상승했고, 실업률은 9.3%로 지난해 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청년층의 경우 15세~24세는 대부분 학생이고, 그 외에도 대학원 진학, 어학연수, 취업준비, 군대(남자) 등으로 경제활동참가율(전체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 비중)이 48%수준에 불과해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고용률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의 청년 취업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그래도 정부와 지자체의 다양한 취업 및 창업 지원정책과 청년층 인구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 2010년 이후 평균 40.8%에 불과했던 청년층 고용률은 지난 7월 43.6%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40대의 취업문제는 인구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청년층에 비해 더 심각한 상황이다. 7월 40대 고용률은 79.1%로 전년 동월의 79.8%에 비해 0.7%p나 하락했고, 실업률은 2.5%로 역시 작년 1.9%에 비해 0.6%p 상승했다.

이러한 40대 취업 부진은 2차적으로 GM 사태나 조선업 등의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제조업 취업자수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최근 취업자수 감소가 상용근로자보다는 임시 또는 일용직 근로자 등 근로여건이 취약한 비정규직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이례적으로 늘어난 자영업자도 올해 들어 다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40대 취업자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년 연속 감소세였던 자영업자는 지난해 경기가 좋아지면서 6만8000명 증가했다. 그 결과 안그래도 포화상태인 자영업 시장이 과당 경쟁이 더욱 심해졌고, 영세자영업자에게는 더욱 힘든 영업환경이 조성됐다.

실제로 최근 머니투데이의 칼럼(‘담뱃값 인상의 나비효과…3년 후 '편의점 수익성 악화'로’)에 따르면 편의점수 증가로 인해 편의점 전체 매출액은 늘었지만, 점포당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해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40대 가장의 취업난은 가계 구성원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자녀 교육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시기가 바로 40대이고, 주택마련이나 전월세자금 대출을 많이 안고 있는 세대도 40대다. 이러한 시기에 취업난으로 소득원이 줄거나 끊어지게 되면 그 충격은 이루 표현하기 힘들다.

40대는 가장 숙련된 근로자이지만 일단 고용시장에서 조기 퇴출되면 연령 제한 탓에 재취업도 힘들고 축적된 자산이나 퇴직금도 충분히 쌓이지 않아 창업조차 쉽지 않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결국 생존을 위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요식업이나 프랜차이즈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과당경쟁, 임대료 등으로 폐업의 위기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오늘날 40대 고용시장의 그늘진 단면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고용 대책이나 지원 대책은 주로 청년층에 집중돼 있다. 각종 지자체들도 청년 수당 등 청년실업에는 각종 재원을 쏟아부으며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정작 40대를 위한 고용 대책에는 소극적이다. 인구도 줄고 취업자수도 감소하는 불안한 현실에 놓인 40대를 위한 고용 지원 대책은 별로 없다.

취업난으로 청년만 아픈게 아니다. 40대 가장은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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