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누구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8.08.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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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재임, 2001년엔 노벨평화상… 文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 애도 목소리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유엔(국제연합)을 재정의했다."(뉴욕타임스)
"어려운 시기에 유엔 지도자 생활을 했다."(파이낸셜타임스)

18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언론은 이같이 평가했다. 코피아난재단(Kofi Annan Foundation)은 이날 앞서 성명서를 통해 아난이 짧은 병환 끝에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아난은 유엔 직원 출신으로서 처음이자, 아프리카계 흑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인물이다.



1938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가나에서 유력 부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아난은 20대 초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미국 매컬레스터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1962년 스위스 제네바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석사 학위를 받은 아난은 같은 해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의 행정예산담당관으로 유엔과 인연을 맺는다. 이후 1980년 제네바에서 유엔 난민기구 고등판무관, 1984년 재정부 예산담당관을 거쳐, 1987년 인사관리담당 사무총장보로 승진한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에는 현장에 직접 가 억류자 900여명의 석방을 이끌어낸 그는, 이후 예산·재무담당 사무총장보를 거쳐 1993년 평화유지군(PKO)담당 사무차장을 맡는다.

그리고 1997년, 유엔과 인연을 맺은 지 35년 만에 제7대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초기부터 유엔의 방만한 조직을 통폐합 하는 등 개혁에 나선 그는 재임 기간 유엔 개혁, 분쟁 지역 적극 개입,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 방지, 빈곤 퇴치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8년 나이지리아가 군사 정권을 끝내고 민간 정부로 이양되는 과정을 도왔고, 이듬해에는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0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할 때도 외교적인 역할을 했다.


2001년 아난은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유엔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현직 사무총장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아난 전 총장이 처음이다. 재임에도 성공한 아난은 2006년까지 10년간 직위를 수행했다.

퇴임 후 그는 가나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나서지 않았고, 스위스 제네바 인근 시골에서 살며 세계 원로정치인 비영리단체인 '디 엘더스'(The Elders) 회원으로 활동했다.

아난 전 총장의 별세 소식에 세계 각국에서도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자신이 태어났을 때보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기여를 했다"고 말했고, 그의 고향 가나의 나나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가장 위대한 국민 중 한 사람이 떠났다"면서 "국민들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화를 위해 고단한 길을 걸었던 친구를 잃었다"고 슬픔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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