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이슨, 청소기 소모품 가격 40% '기습인상'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8.08.2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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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소모품 한달새 무려 3만원 올려…홈페이지 등에 사전 공지 無

 존 처칠 다이슨 무선·로봇청소기 사업부 부사장이 지난 3월7일 서울 강남구 K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다이슨, 2018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새롭게 출시한 무선청소기 '싸이클론 V10'을 선보이고 있다. 2018.3.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존 처칠 다이슨 무선·로봇청소기 사업부 부사장이 지난 3월7일 서울 강남구 K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다이슨, 2018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새롭게 출시한 무선청소기 '싸이클론 V10'을 선보이고 있다. 2018.3.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스틱형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다이슨이 아무런 사전 공지 없이 소모품 가격을 한 번에 40% 이상 인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독 한국에서만 각종 제품을 비싸게 팔고 있는 다이슨이 소모품 가격도 큰 폭으로 올린만큼 '폭리'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이달 초부터 각종 소모품 가격을 40~50% 일괄 인상했다.



소모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스틱형 무선청소기 앞부분에 달린 소프트롤러(품번 966724-02)는 한 달 사이 무려 3만원(7만6000원→10만5000원, 38.2% 인상) 가까이 올랐다. 일반 가전제품용 단일 소모품 가격이 이렇게 인상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다이슨은 소모품 가격을 '기습인상'하면서 홈페이지 등에 별도의 공지 자체를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LG전자 (92,900원 ▲100 +0.11%) 등 국내 업체들은 통상적으로 가격 인상에 앞서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과 같은 사유를 소비자들에게 설명한다.



업계는 다이슨의 국내 스틱형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을 40~50%대로 보고 있다. 절반에 가까운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사실상 '배짱영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이슨측은 '소모품 40% 가격 인상'과 관련해 '한국 소비자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소모품 가격이 오른 만큼 콜센터 운영과 각종 부품 수급 등 애프터서비스(AS) 수준 전반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다이슨은 강조했다.

다이슨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부품 수급이 제때 안 된 탓에 소비자들의 수리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불편이 있었다"며 "올해 다른 국가에 비해 부품 공급량을 늘리는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소모품 가격 인상 미공지와 관련해선 "홈페이지에서 부품만 따로 판매하고 있지 않다"며 "서비스센터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이슨측의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가전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다이슨은 국내에서 제품 가격을 해외에 비해 약 20~30만원 높게 책정하고 있다. 여기에 소모품 가격까지 크게 올린 것은 제반 부담을 한국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조치로 보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모품 가격을 다이슨 수준으로 올렸다면 소비자들의 큰 반발을 샀을 것"이라면서 "소모품 가격 40% 인상은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지나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이슨 'V10 플러피' 모델 한국, 일본 가격 비교. 한국에서는 할인해 91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이 일본에서는 6만4584엔(약 6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사진=다이슨 홈페이지 다이슨 'V10 플러피' 모델 한국, 일본 가격 비교. 한국에서는 할인해 91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이 일본에서는 6만4584엔(약 6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사진=다이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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