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작' 증시 입성하나..감독·제작사 행남사 '유증 참여'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8.08.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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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현재 최대주주 보호예수 해제 주의, 단순히 '공작' 효과 기대하기 어려워

영화 '공작' 증시 입성하나..감독·제작사 행남사 '유증 참여'


영화 '공작'의 윤종빈 감독과 제작사인 사나이픽쳐스의 한재덕 대표가 코스닥 상장사 행남사에 투자한다.

17일 행남사 (66원 ▼2 -2.94%)에 따르면 지난 16일 윤종빈 감독과 한재덕 사나이픽쳐스 대표를 대상으로 운영자금 목적의 1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발행가액은 2649원, 납입일은 9월 17일이다.

윤 감독과 한 대표는 각각 90억원을 투자해 339만7508주씩을 받게 된다. 납입 이후 행남사의 공동 3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최대주주는 오는 9월 4일 납입 예정인 23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마크투인베스먼트(607만1645주)가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행남사가 윤 감독이 보유한 영화사 월광과 한 대표가 보유한 사나이픽쳐스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행남사가 두 사람이 보유한 지분을 각각 인수해주고, 다시 유상증자를 납입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윤 감독과 한 대표가 행사가 재조정(리픽싱)이 가능한 전환사채(CB)가 아니라 유상증자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두 영화사의 우회상장 가능성도 있다. 월광과 사나이픽쳐스가 합병한 뒤 다시 행남사와 합병하지 않겠냐는 것.



현행법에서는 비상장회사가 우회상장심사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 상장사와 합병하기 위해서는 두 회사의 최대주주가 동일인으로 1년이 경과 해야 한다. 따라서 윤 감독과 한 대표가 유상증자 납입 이후 지분을 공동 보유로 신고하고, 최대주주에 올라설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윤 감독과 한 대표의 증시입성을 두고 영화 '공작'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익분기점(BEP)이 470만명인 영화 '공작'은 16일 기준 누적 관객수 326만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흥행 속도라면 소폭의 이익만 보고 상영을 종료할 가능성이 높다.

또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인 행남사의 본업인 도자기 사업과 식탁용 맛김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적다는 점에서 투자주의가 요구된다.


행남사는 2분기 영업손실이 48억7200만원으로 전년보다 2배 넘게 적자폭이 늘었다. 2017년 2분기 영업손실은 13억6400만원이다. 반면 매출액은 21억9900만원으로 같은기간 42.3% 감소했다.

특히 9월 최대주주 변경으로 현재 최대주주인 마크원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1440만주의 보호예수가 풀리고, 3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가 행사 가능해 오버행 이슈(대규모 물량출회)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영화 '공작'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행남사의 사업이 어떻게 턴어라운드할 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3년 연속 적자 기업인 행남사는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는 신규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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