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휩쓸던 일본車, 중국 업체에 '긴장'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8.08.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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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日자동차가 90% 독점하는 시장, 최근 中기업들 성장 눈길"…
中 우링모터스 올해 상반기 점유율 1.5%로 닛산, 마쓰다 제쳐

중국 우링모터스의 홈페이지 갈무리.중국 우링모터스의 홈페이지 갈무리.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이 경쟁자 중국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이곳에선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합리적 가격을 내세운 중국 차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90%를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으나 최근 중국 기업들이 이런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에 대한 높은 충성심을 보인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중국 자동차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자동차의 약진은 지난 9일 개막한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우링모터스'와 'DFSK모터스'의 부스 크기가 일본 업체와 비슷해졌다고 FT는 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관심도 일본 자동차보다 중국 자동차에 더 쏠렸다고 전해진다. 모터쇼 부스에 있던 일본 닷선의 한 직원은 "위도도 대통령이 우리를 그냥 지나쳤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업별로 봤을 때 일부 일본 업체는 이미 중국 업체에 밀렸다. 인도네시아자동차제조협회 통계에 따르면 우링모터스는 올 상반기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기록, 일본 닷선과 닛산, 마쓰다를 넘어섰다. 우링은 현지 택시 업체 '익스프레스'와 자동차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중국 자동차의 장점은 단연 가격이다. 비슷한 가격대라도 우링 자동차의 차체와 엔진 배기량이 훨씬 크다고 FT는 설명했다. 우링의 신디 카이 부사장은 "합리적인 가격에 충분한 기능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자동차 업체 대표는 "중국 자동차는 아직 질적인 면에서 뒤떨어지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도 "그렇다고 우리의 명예에 의존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지 않았느냐"며 "중국 기업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긴장을 늦출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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