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될라" 우려 커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러시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8.08.14 03:45
글자크기

올 상반기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자 4만1507명, 전년比 2.2배…역전세난에 가입자 급증

@머니투데이 최헌정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최헌정 디자인기자


전세보증금을 떼일 우려를 덜어주는 보험상품 가입자가 지난해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아파트 공급과잉과 전셋값 하락 등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자는 4만1507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가입자(1만8616명)보다 2.2배 늘었다. 보증금액도 전년 동기 대비 2.2배 증가한 9조13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HUG가 이를 대신 돌려주는 보험상품이다. 2013년 9월 도입 이후 매년 가입자가 2~3배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도 가입자 급증세가 이어졌다. 경기도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9% 늘어난 1만5158명이 가입해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입자가 가장 많았다. 보증금액은 3조377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1.2% 늘었다.
 
서울의 올 상반기 가입자는 1만2070명, 보증금액은 3조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2%, 120% 증가했다. 인천 역시 지난해보다 83.6% 늘어난 5170명이 가입했다. 올해 전체 가입자의 78%인 3만2398가구가 수도권에 몰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입자 증가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주택공급과잉, 역전세난 등으로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역전세난이란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세매물도 증가해 집주인들이 세입자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말한다. 세입자를 찾지 못하거나 전셋값이 떨어지면 집주인은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
 
집값이 전셋값보다 떨어지거나 담보가 많은 상황에서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세입자는 채권 우선순위에서 밀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 올 초 경기 동탄2신도시에선 동일인이 소유한 아파트 57채가 경매에 나와 이같은 우려를 더 키웠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자 역시 역전세난 우려가 높은 △화성시(619명·132.7%, 이하 가입자수·전년비 증가율) △하남시(542명·104.1%) △평택시(251명·185.2%) △남양주시(1150명·82.5%) △부천시(1127명·137.8%) △수원시(976명·115.9%) △안산시(658명·135.4%) 등에서 크게 늘었다.
 
수도권의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올 하반기에도 보증보험 가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01% 떨어져 2012년 6월 이후 69개월 만에 하락전환했다.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졌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공급물량 증가와 전셋값 하락으로 깡통전세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보증보험 가입 외에 등기부등본을 떼 보고 해당 아파트에 담보가 얼마나 있는지 등 권리관계를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