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운 LS전선 법무부문장
한 평범한 회사원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해 쓴 '사모곡'이 화제다. 지극히 개인적인 가정사에 누가 관심을 갖겠느냐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지난 5월 출간된 책은 한달 만에 3쇄에 들어갔다. 일반인이 쓴 에세이로는 보기 드문 흥행이다.
독자들의 좋은 반응에 대해 최 담당은 "어느 집에나 있는 김치찌개, 된장찌개처럼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담겼기 때문 아닐까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책 제목처럼 누구나 한번은 어머니와 이별을 한다. 결코 피할 수 없고, 언젠가는 감당해야 할 인간의 숙명이다.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최 담당은 "우리 형제, 자식, 조카 등 가족 모두가 어머니로부터 비롯됐는데, 그 분이 어떤 삶을 사셨는지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담당은 어머니가 호스피스로 옮기기 직전까지 15년간 한집에서 함께 살았지만, 막상 어머니와 살가운 시간을 보낸 기억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의 남은 시간 동안 함께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허락된 시간은 너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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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담당은 3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다고 한다. 그는 "글을 쓰다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멈춘 적도 있었지만, 울고 반성하고 이를 글로 쓰는 과정에서 제 마음의 응어리도 많이 풀어졌다"고 털어놨다. 책의 인세는 어머니를 모셨던 호스피스에 기부키로 했다.
어머니를 끝내 '엄마'라고 부르지 못한 것이 한이 됐다는 그는 "하고 싶은 말을 많이 못한 것이 후회되고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시 뵐 수만 있다면 '엄마, 고마워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이 세 마디를 자주 하고 싶다"고 했다.
'엄마의 존재'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엄마 나쁜 엄마는 없어요. 그냥 엄마가 곁에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