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고마워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8.08.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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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누구나 한 번은 엄마와 이별한다' 저자 최해운 LS전선 법무부문장

최해운 LS전선 법무부문장최해운 LS전선 법무부문장


"어머니의 삶을 기록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글을 쓰면서 매번 눈물 나고 정말 힘들었는데, '그분을 위한 마지막 숙제'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지요"

한 평범한 회사원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해 쓴 '사모곡'이 화제다. 지극히 개인적인 가정사에 누가 관심을 갖겠느냐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지난 5월 출간된 책은 한달 만에 3쇄에 들어갔다. 일반인이 쓴 에세이로는 보기 드문 흥행이다.



'누구나 한번은 엄마와 이별한다'는 제목의 이 책은 LS전선 법무부문장을 맡고 있는 최해운 담당임원(50)이 돌아가신 어머니께 드리는 뒤늦은 반성문이자 고백이다.

독자들의 좋은 반응에 대해 최 담당은 "어느 집에나 있는 김치찌개, 된장찌개처럼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담겼기 때문 아닐까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책 제목처럼 누구나 한번은 어머니와 이별을 한다. 결코 피할 수 없고, 언젠가는 감당해야 할 인간의 숙명이다.



이 책에는 40대 후반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여덟 남매를 키운 어머니의 고된 삶, 한집에 살면서도 어머니와 섞일 여유가 없었던 아들의 회환, 암 선고 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쪼개가며 각자의 방식으로 이별을 준비하는 가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최 담당은 "우리 형제, 자식, 조카 등 가족 모두가 어머니로부터 비롯됐는데, 그 분이 어떤 삶을 사셨는지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담당은 어머니가 호스피스로 옮기기 직전까지 15년간 한집에서 함께 살았지만, 막상 어머니와 살가운 시간을 보낸 기억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의 남은 시간 동안 함께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허락된 시간은 너무 짧았다.


최 담당은 3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다고 한다. 그는 "글을 쓰다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멈춘 적도 있었지만, 울고 반성하고 이를 글로 쓰는 과정에서 제 마음의 응어리도 많이 풀어졌다"고 털어놨다. 책의 인세는 어머니를 모셨던 호스피스에 기부키로 했다.

어머니를 끝내 '엄마'라고 부르지 못한 것이 한이 됐다는 그는 "하고 싶은 말을 많이 못한 것이 후회되고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시 뵐 수만 있다면 '엄마, 고마워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이 세 마디를 자주 하고 싶다"고 했다.

'엄마의 존재'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엄마 나쁜 엄마는 없어요. 그냥 엄마가 곁에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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