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세아부사장의 투명한 효도…투자사 통한 세금 대여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8.08.0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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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개인회사,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에 대출-박 회장, 남편 상속세 자금으로 활용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왼쪽)과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부회장./사진제공=세아홀딩스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왼쪽)과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부회장./사진제공=세아홀딩스


세아그룹 3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 개인 회사(에이치피피)를 통해 어머니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의 상속세 납부를 지원했다. 오너가(家)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해 투자전문기업을 전용한 셈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에이치피피는 6월 12일 박 회장에게 연 4.1441194% 이자로 100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이 자금은 박 회장의 상속세 납부금으로 사용됐다. 박 회장을 비롯해 이 부사장 등은 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이 2013년 해외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상속 재산에 대한 세금을 분할 납부하고 있다. 전체 상속세는 약 1800억원 규모로 다음 달 말까지가 납부시한이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박 회장이 상속세 납부 부족분을 일시적으로 차입 조달한 것”이라며 “자금 거래는 합법 테두리 안에서 금전 소비대차 계약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 모자는 모두 세아홀딩스 등기임원이다. 이 부사장이 전략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영을 총괄하고 박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 자문을 맡고 있다. 모자경영 형태다.

일각에선 자금 대여 직전 이태성 부사장이 에이치피피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과 투자사인 에이치피피가 개인에 자금 대여를 한 것이 적절한지를 지적한다. 에이치피피는 지난 6월 5일 이 부사장을 대상으로 15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자금은 이튿날인 6월 7일 납입됐다. 이 증자로 이 부사장의 지분율은 사실상 개인회사 수준인 99.19%가 됐다. 이후 에이치피피는 수일 내 박 회장에게 자금을 대여했다. 이태성 부회장의 증자금 납입은 사실상 어머니의 세금납부를 돕기 위했던 목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세아 관계자는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개인 간 대여보다는 법인을 통한 대여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피피는 2014년 설립된 투자전문 기업으로 해당 자금 대여가 이자를 수반하기 때문에 투자행위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실제로 에이치피피는 설립 후 스테인리스강관 제조회사와 해외 펀드에 자금을 투자했다. 2016년부터 에이치피피의 투자처는 다양해졌다. 지난해엔 서적과 잡지 및 기타 인쇄물 출판업체인 킨포크 글로벌 유한회사에, 미국 외식기업인 프로그레시브 레스토랑에도 투자했다. 투자 자문사인 레버런트파트너스 지분(19.95%)도 확보했다. 에이치피피는 올 들어 인도네시아 펀드, 중국·미국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가장 최근 투자처는 경영컨설팅 및 투자자문업체인 테라아크다.

에이치피피가 개인에게 자금을 빌려준 건 박 회장이 처음이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박 회장이 지난 5년간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지분 매각 및 금융기관 차입 방식으로도 자금을 마련했다”면서 “이번 자금대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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