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 "D램 곧 꺾인다…SK하이닉스 팔아라"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8.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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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모간스탠리 창구서 100만주 출회…SK하이닉스 4.68% 급락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꺾으며 주가 하락 방아쇠를 당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가 이번엔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SK하이닉스는 모간스탠리 창구에서 100만주 넘는 매물이 쏟아져 급락했다.

모간스탠리 "D램 곧 꺾인다…SK하이닉스 팔아라"


6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는 3900원(4.68%) 하락한 7만9400원에 마감했다. 모간스탠리 창구에서 100만5350주가 출회됐고 크레디트스위스(약 69만주) 등 외국계 창구에서 대규모 매물이 나와 주가가 8만원 아래로 밀렸다.



◇모간스탠리, SK하이닉스 사실상 "팔아라"=모간스탠리는 이날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신규 제시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최저 선호 글로벌 반도체주식(Least-preferred Global Semi)'이라는 제목의 39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낸드 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D램 전성시대도 4분기를 기점으로 쇠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7월 기준 모간스탠리의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은 '비중확대'였다. 하지만 작년 7월부터 1년간 모간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분석을 잠정 중단했고 1년 만에 다시 분석을 재개하면서 투자의견 '비중축소'로 사실상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가는 1년 전 8만원 보다 1만원 낮춘 7만원을 내놓았다.



김영찬 모간스탠리 리서치센터장은 "D램 가격 강세가 놀라운 단기 실적으로 이어져 2018년은 SK하이닉스에 성공적인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D램 공급 부족 요인은 4분기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이후 D램 가격 하락이 시작돼 성장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D램 호황이 사라지면 SK하이닉스에 남는 것은 악화될 낸드 사업뿐"이라며 "D램 공급 증가 위험까지 고려하면 2018년 이후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 위험이 간과되는 측면이 크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1월27일 모간스탠리는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해 주가를 270만원 아래로 떨어뜨리는데 기여했다. 모간스탠리는 당시 낸드 가격이 하락할 거라며 투자의견을 변경했다. 국내외 증권사의 삼성전자 투자의견이 매수였기에 모간스탠리의 투자의견 변경은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심화되는 만년 저평가…"싸지만 매력 無"=SK하이닉스 주가 전망에 대한 국내외 애널리스트 견해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외국계 중 CLSA, 다이와 등은 최근 목표가를 올린 반면 JP모간은 일찍부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해왔다. 국내사 중에는 한국, 하이, 메리츠증권이 '중립'으로 보수적 입장이고 나머지는 매수 의견이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 57조8034억원은 2018년 순이익 예상치를 고려하면 PER(주가수익비율) 3.7배에 불과하다. 전 세계 IT 주식 가운데 가장 저평가 상태지만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이익은 D램 가격이 하락하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신기루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 PER가 5.8배인 것에 비해 3.7배의 SK하이닉스는 싸 보인다"면서도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해선 기록적인 수준의 마진을 올리거나 상황을 변화시킬 인수합병이 필요하지만 가능성 높지 않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실적은 탁월하지만 향후 성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SK하이닉스의 현실은 성장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좁은 박스권에 갇힌 한국 증시와 다를 바 없다고 봤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에도 불구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은 SK하이닉스는 한국 주식시장 전체에 대한 시각을 대변하는 주식"이라며 "기업의 보유 현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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