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중국정부의 인공지능 ‘올인’은 2015년 시작됐으니 그리 오래된 건 아니다. 2015년 공안부 주도로 천망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2016년 바이두의 ‘대뇌프로젝트’, 2017년 7월엔 국가전략으로 ‘AI2030’이 발표됐다. 하지만 중국 인공지능의 성과는 이미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 그 발전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전문인력과 기업 수에선 아직 미국에 이어 2위다. 전문인력은 미국이 2만8536명(13.9%), 중국은 1만8232명(8.9%). 특히 인공지능 기술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핵심인력은 미국이 5158명으로 중국의 977명에 비해 여전히 압도적이다. 인공지능 기업 수도 미국이 2028개로 중국의 1011개의 거의 2배 수준.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기업 창업은 중국이 연간 200~300개로 미국의 약 3배여서 수년 내 미국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둘째는 ICT(정보통신기술)기업, 특히 배트맨(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간 치열한 경쟁. 예컨대 바이두는 인공지능을 활용, 세계 최대규모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참가기업은 중국 자동차회사뿐 아니라 포드, 다임러 등이 망라되고 올해 중 핸들 없는 버스생산, 2020년엔 완전자율주행차 생산이 목표다. 알리바바는 스마트시티에 올인한다. 실제 항저우시 실험에서 교통체증을 15.3% 줄였고 사고 발생 후 파악까지 20초면 충분한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조만간 이 시스템을 만성적 교통체증에 고민 중인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도 도입할 것이라고 한다. 텐센트도 경쟁에서 빠질 리 없다. 인공지능의 핵심 중 하나인 의료영상분야에서 발군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텐센트가 집중하는 건 조기 암 진단. 의료영상 빅데이터를 분석해 육안으로는 도저히 판독할 수 없는 암의 초기 징후까지 포착한다. 예컨대 이전엔 중국의 식도암 조기발견율이 10% 미만이었지만 텐센트의 이 시스템으로 90%까지 끌어올렸다고 한다.
‘AI2030’ 계획에 훨씬 앞서 이미 중국이 세계 톱이라는 인공지능분야도 출현하고 있다. 대표격은 비주얼 컴퓨팅, 즉 안면인식기술이다. 지난 6월 상하이에서 개최된 ‘2018 글로벌 AI 서밋’에서 톱 10개사 중 무려 4개사(상탕커지, 광스커지, 윈중커지, 이엔선커지)가 안면인식기술 회사였다. 이들 기업의 가치는 각기 10억~50억달러로 모두 유니콘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공지능산업은 최첨단기술만 개발하는 스타트단계를 벗어나 실용화, 상업화하는 2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우리 관련 기업들의 분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