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드루킹 소환…김경수 소환 전 막판 혐의 다지기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8.07.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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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김경수 지사와 대화 내용 추궁할 듯

 댓글조작 의혹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루킹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사진=뉴스1 댓글조작 의혹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루킹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사진=뉴스1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주범인 필명 '드루킹' 김동원씨(49)를 7번째 소환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51) 등 정권실세들의 소환을 앞둔 가운데 막판 혐의 다지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31일 "오늘 오후 2시 김씨를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8일 특검에 소환됐으나 변호사가 선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한 뒤 2시간 만에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그러나 전날 김씨 측을 변호했던 마준 변호사(40·변호사시험 1회)가 재선임되면서 김씨가 조사에 다시 협조적인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그가 자진 제출한 USB(이동식 저장장치)에 담긴 김씨와 김 지사 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시그널' 대화 내용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USB에는 지난해 1월5일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대선 후보 정책 공약 관련 자문을 요청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가 '재벌 개혁' 관련 자료를 드루킹에게 요청했고, 드루킹이 이에 응했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또 김씨가 김 지사와 약속을 조율하고 직접 만난 정황도 조사할 예정이다. 김 지사가 자문을 요청한 다음날 김씨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기로 한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에 대해서다.
특검팀은 전날 핵심 관련자들을 무더기 소환했다. 구속수감 중인 '서유기' 박모씨(30)와 '초뽀' 김모씨(43), '트렐로' 강모씨(47), 김 지사의 전직 보좌관 한모씨(49), 도모 변호사(61) 등 사건 핵심 관련자들을 불러들였다.

박씨 등은 김씨와 함께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의 개발과 운용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도 변호사는 20대 총선 전인 2016년 3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와 김씨 간 만남을 주선하고 수 차례 약 4000만원을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한씨는 김 지사의 의원 시절인 지난해 7월 '성원' 김모씨(49)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김씨가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가 노 전 원내대표에게 자금 전달을 빌미로 청탁을 하거나 협박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씨 측이 최근 제출한 USB에 담긴 자료의 내용과 작성 경위 등도 캐물은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0월 김씨 일당이 '산채'로 불렀던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에서 열린 킹크랩 시연회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 사용을 지시했는지, 인사 등 대가를 제안했는지 등 여부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즉시 김 지사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돌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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