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폭염에 파리 날리는 시장…이래도 규제만이 답인가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18.07.3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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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안 그래도 더워서 힘든데 파리만 날리니 아주 죽겠습니다. 근처 홈플러스도 휴무라고 하는데 다들 어디서 장 보는지 코빼기도 안 보이네요"

지난 주말(22일) 찾은 망원시장은 연이은 폭염에 파리만 날렸다. 이날 시장에는 더위를 달래려 연신 부채질만 하는 상인들만 보였다. 이날은 근처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합정역점이 정기 휴무일이었다. 그럼에도 불볕더위 탓인지 쇼핑객을 찾기 어려워진 것이다. 최고 기온 35를 넘는 폭염에 달궈진 길바닥에서 올라오는 복사열까지 더해 체감 온도는 40도를 훌쩍 넘겼다. 날씨가 더워지다 보니 가판에 늘어놓은 생선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반면 대형마트는 더위를 피해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마트 왕십리점은 예상보다 많은 손님 탓에 카트가 동이 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마트 성수점은 7층 옥상 주차장까지 만차가 돼 할 수 없이 핸들을 돌리는 차량이 적지않았다. 그렇다고 돌아간 쇼핑객들이 전통시장을 찾지 않은 것도 불문가지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 정책은 여전히 규제 일변도다. 대형마트 월 2회 강제 휴무는 2013년 시행 이후 6년째 이어지고 있고, 이제는 복합쇼핑몰까지 월 2회 강제 휴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런 규제에도 정부의 기대만큼 전통시장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전통시장 연간 매출액은 20조원 수준으로 6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전통시장을 살리려 한다는 정부의 접근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유통업체를 규제하기 보다 전통시장만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를 채우고 냉난방이나 주차같은 편의 시설 확대하는게 더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 전통시장처럼 더위나 추위를 막기위한 가변형 천장을 설치하거나 스프링쿨러를 지원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진정 전통시장을 살리려한다면 규제보다는 지원과 상생이 더 현실적인 해법임을 정부만 외면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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