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는 '가지' 드세요"… 대서(大暑) 이색 보양식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8.07.23 05:34
글자크기

열독 빼주는 '가지', 기운 북돋는 '장어', 피로 회복 도와주는 '전복'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 차원의 자연재난 포함까지 검토될 정도다. 절기상으로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大暑)인 오늘(23일), 더위를 물리칠 음식을 꼽아본다.

◇가지
/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삼계탕이나 냉면, 콩국수 등의 보양식을 떠올린 이들에겐 놀랍겠지만 가지는 더위를 물리칠 대표 식재료다. 중국 명나라 때 약학서 '본초강목'에 따르면 가지는 성질이 차가워 열독을 빼는 데 제격이다. 피를 맑게 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부기를 빼는 효능도 있다.



수분 함량이 95% 정도로 높아 여름 더위에 부족할 수 있는 수분도 잘 보충해준다. 몸에 염증이 났을 때 가지 요리를 먹으면 가지의 찬 성분이 염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특히 염증성 대장출혈, 피부궤양, 유방암 등에 뚜렷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가지의 보랏빛 색소에는 혈관을 보호하고 항암작용을 하는 안토시아닌도 들어 있다.

시기상으로도 가지는 여름이 제철이다. 보통 4월부터 7월까지 한 차례 수확한 뒤 9월부터 12월 후반기 또 한 차례 수확하는데, 고온에 잘 자라는 작물이라 여름 수확량이 많다.



가지는 짙은 검보라색을 띠면서 반들반들 윤기가 나고,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좋다.

가지는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으나 찌거나 데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보라색 안토시아닌이 물에 약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방법은 기름에 볶거나 구워 먹는 것이다. 이 경우 지용성인 비타민E의 흡수율도 높일 수 있다. 다만 가지는 기름을 흡수하는 성질을 지녔기 때문에 조리시 기름 양에 유의해야 한다.

◇장어
/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민물장어는 옆 나라 일본의 대표적 여름 보양식이다. 7월 말에서 8월초,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복날)에 일본인들은 필수로 장어를 챙겨먹는다. 일본에선 매년 이 시기 장어 품절사태가 나타날 정도다.


이 같은 풍습은 에도시대부터 시작됐다. '일본의 다빈치'로 불리는 난학자 히라가 겐나이가 친구에게 '장어를 먹으면 여름더위를 물리친다'는 글을 써준 이후, 모든 장어집들이 이를 따라하며 비롯됐다.

실제 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A·E, 필수 아미노산, 철분, 칼슘, 불포화지방산 등을 고루 갖춘 건강식이다. 비타민A가 많아 시력을 보호하는 '눈의 보약'으로 불리고, 비타민E는 세포막을 보호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항암 효과도 뛰어나다. '동의보감'에도 장어는 허약한 사람의 기운을 북돋고 정력도 좋게 한다고 적혀 있다.

장어는 주로 소금·간장·고추장구이, 장어덮밥, 장어탕 등으로 요리해 먹는다. 가시가 많고 손질법이 어려워 식당에서 먹는 게 보편적이다.

◇전복

/사진=위키커먼스/사진=위키커먼스
저지방 고단백 수산물 전복은 칼로리가 낮고 영양이 풍부해 보양식으로 적절하다. 이전부터 전복은 보양식으로 인기가 있었지만, 값이 비싸 보편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전복 양식의 대중화로 전복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 서민들이 즐겨 먹는 보양식으로 자리잡았다.

중국의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을 위해 전복을 먹었다고 전해진다. '본초강목'에도 전복은 약재로 적혀있는데, 특히 눈을 맑게한다고 여겨졌다.

전복에 특히 풍부한 건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전복은 주로 버터 등과 함께 구워 구이로 먹거나 뚝배기에 넣고 끓인 찌개, '전복 뚝배기'로 먹는다. 간장에 넣고 만든 전복장도 인기가 높다. 이 요리를 할 때는 먼저 전복 이빨을 제거해야 한다. 전복은 회로도 많이 먹지만 산란기(9~11월)에는 내장에 독성이 있을 수 있어 살짝 익혀 먹는 편이 좋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