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던 샤오미 주가, 본토 투자 막히자 '휘청'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7.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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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홍콩 차등의결권 기업 투자 금지…샤오미 주가 한때 10% 급락

지난 9일 한 남성이 중국 베이징의 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지난 9일 한 남성이 중국 베이징의 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당국이 본토 투자자가 홍콩증시에 상장된 차등의결권 적용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했다. 차등의결권이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창업자나 주요 경영진 지분에 의결권을 추가로 주는 것으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첫 적용대상이 됐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는 지난 14일 공동으로 발표한 '강구퉁(본토의 홍콩증시 투자) 주식조정 관련 안배에 관한 통지'에서 당분간 홍콩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과 차등의결권 기업 주식을 거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국외 유망 기업 유치를 위해 지난해 12월 25년 만에 상장규정을 바꿔 차등의결권을 허용했으며, 샤오미가 첫 적용대상이 됐다. 샤오미는 기업공개(IPO) 후 지난 9일 첫 거래를 시작했으며, 이후 투자가 몰리면서 1주일 만에 주가가 26%가량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680억달러(약 76조원)에 달해 국내 시총 2위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65조원)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본토 투자가 금지됐다는 소식에 샤오미 주가는 이날 한때 10% 가까이 급락했다. WSJ은 "샤오미 주가가 최근 급등한 것은 본토로부터의 투자 확대 기대감 때문이었는데, 이것이 막히면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가 갑자기 홍콩증시 투자에 딴죽을 걸고 나선 배경에는 두 거래소 사이의 치열한 기업 유치 경쟁이 자리한다. 중국과 홍콩 투자자는 후강퉁(상하이-홍콩 교차거래)과 선강퉁(선전-홍콩 교차거래)을 통해 서로 종목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데, 홍콩거래소가 샤오미를 상장시키자 중국 본토 거래소가 안정성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홍콩기반의 헤지펀드 e퓨전캐피날의 프레드 웡 최고투자책임자는 WSJ에 "홍콩거래소의 기업 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노력을 견제하기 위한 본토 거래소의 견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콩거래소는 "후강퉁이나 선강퉁에서 특정 종목을 배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실제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본토 투자자의 차등의결권 적용 기업 투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이미 마련했으며, 곧 본토 증권거래소가 투자를 허용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찰스 리 홍콩거래소 최고경영자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가 홍콩의 차등의결권 주식을 살 수 없도록 한 조치는 일시적(temporary)"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오미 주가도 오후 들어 낙폭을 2%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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