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전망 밝다'는 中진출 국내업체?…정부,무역분쟁 대응 총력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2018.07.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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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확산 가능성에, 정부 이례적으로 수출 증가세 공개…"수출 총력 대응"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올해 2분기 매출과 시장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확산되기 이전에는 3분기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중국산 가전, 컴퓨터, 통신기기 등에 부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말 수출 상황 점검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연구원이 15일 발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경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업의 시황 경기실사지수(BSI)는 100, 매출 BSI는 116을 기록했다. 산업연구원이 BSI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2분기 기업들의 영업 상황이 좋았다는 얘기다.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및 중국한국상회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약 216개를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정기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BSI 작성방식에 따라 경영실적, 판매, 비용, 경영환경, 애로사항 등을 조사해 0~200 사이 값으로 산출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123)에서 화학(140)을 비롯 자동차(139), 전기전자(133) 등이 100을 웃돌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134)과 중소기업(112) 모두 100을 넘었다.

기업들의 3분기 전망 BSI 시황 115, 매출 125로 높게 나타났다. 제조업 전체도 125으로 2분기 연속 100을 넘었다. 전기전자는 124, 자동차는 132였다. 3분기 상황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한·중 관계 악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기업도 전체 기업의 약 58.3%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17년 이후 줄곧 한·중 관계 악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기업들은 65% 이상이었다. 그만큼 2분기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 등이 사라졌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이번 조사가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6월에 진행돼, 미·중 관세 부과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중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은 지난 12일 산업부와 미·중 무역분쟁 대응 방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 추가 관세 부과 품목 리스트에 중국산 가전·컴퓨터·통신기기 등을 포함시키면서 해당 품목 생산에 필요한 우리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당장 관세 영향보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부품 공급망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도 시장 상황을 안정시키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4일 국내 최초 국제무역항인 부산항을 방문해 수출 상황을 점검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부산시 부산항을 방문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상황으로 인한 문제 최소화를 위해 수출물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8.7.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부산시 부산항을 방문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상황으로 인한 문제 최소화를 위해 수출물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8.7.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 장관은 "올해 우리 수출이 사상 최초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6월은 지난해 대비 소폭 줄었지만 지난 12일 기준으로 7월 수출도 증가 추이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2일까지 누계기준 한국 수출 실적은 185억9000만달러로 1년 전과 견줘 3.7% 증가했다. 통상 정부는 15일, 월마다 수출 통계와 흐름을 공개한다. 하지만 이번엔 수출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이례적으로 12일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점을 강조햇다.

그는 "수출 하방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출 기업 애로 등을 적기에 해소해 7월에도 5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통상문제와 관련해서는 "무역분쟁이 장기화,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엄중한 인식 아래 민관 대응체계를 구축해 주도면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모든 노력과 정책 역량을 최대한 집중해 올해 수출 전년대비 4% 증가, 5968억달러를 목표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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