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경제성장률 2%대로 내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권혜민 기자 2018.07.12 12:56
글자크기

8개월만에 소수의견 등장..힘실리는 하반기 금리인상, 올 경제성장률 2.9%로 하향·내년 경제성장률 2.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9%로 1%포인트 하향조정하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제시했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키로 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의 예상대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7일부터 7월2일까지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9%가 동결을 전망했다.



미국발 무역전쟁과 고용부진이 금리 동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제금융시장이 글로벌 무역 분쟁 우려와 미국 달러화 강세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고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금리를 유지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8개월만에 소수의견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매파(통화긴축) 성향이 강한 이일형 금통위원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결정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결정하기로 했지만 이일형 위원이 금리를 지금보다 0.25%포인트 인상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소수의견은 통화정책 변경 기조에 앞선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금리인상을 결정하기 한달 전인 10월 이 금통위원이 금리인상에 대한 소수의견을 냈었다.

이 총재는 "소수의견이 금통위의 공식적인 인상 시그널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올해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8월, 10월, 11월 3회 남았다. 현재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해선 시장의 전망이 '8월', '4분기', '내년'으로 엇갈리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경제성장률 2%대로 내려
또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2%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무역전쟁이라는 하방리스크 등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보다 소폭 낮은 2.9%로 전망한다"며 물가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1.6%로 유지했다.


한은은 지난 1월과 4월 우리 경제가 올해 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글로벌 무역전쟁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춰잡은 것으로 풀이 된다. 이 총재는 "경기 흐름을 내다보면서도 경로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게 사실"이라며 "대표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무역분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들이 실제 시행된다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란 경계감을 갖고 있다"면서 "무역전쟁이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한은은 우리 경제가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대 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목표수준에 점차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수출과 소비의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잠재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