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소비자들 '플라스틱 어택'…'플라스틱 프리'가 기업 경쟁력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18.07.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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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대퇴출 넘어 친환경 신시장 뜬다]④ 자발적 참여로 시작된 플라스틱 퇴출 운동…테스코·스타벅스·맥도날드 등 친환경 전략으로 대응

편집자주 지금껏 기업들에게 친환경은 액세서리였다.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옵션 중 하나였다. 잘해야 ‘빨대 퇴출’이다. 하지만 ‘친환경 가치소비’가 유행을 넘어 기업경영의 상수(常數)가 되면서 업(業)의 전환,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친환경은 허들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 맥도날드 매장의 일회용 빨대./AFPBBNews=뉴스1홍콩 맥도날드 매장의 일회용 빨대./AFPBBNews=뉴스1


최근 플라스틱 재질의 포장재나 빨대 사용을 줄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폐해가 커졌기 때문인데 소비자들도 적극 기업에 친환경 경영을 주문하고 있다.

불필요하고 과도한 포장을 줄이자는 세계적인 소비자 운동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이 시작된 영국에서는 유명 유통업체 테스코가 "2025년까지 100% 재활용되거나 생분해되는 재질의 봉지를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 까르푸도 상품 포장재가 100%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편리함만을 쫓던 유통업체들이 빠른 변신에 나선 이유는 소비자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높아진 소비자 의식이 기업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낸 셈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플라스틱을 없애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시애틀은 이달 초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고,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커피전문점과 음식점이 많은 주요 도시들도 빨대 사용 금지 법안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 역시 2021년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을 위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바다에 버려진 빨대가 거북이와 고래 등 해양생물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제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00만톤에 이르며, 1년에 10만 마리 이상의 해양 생물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죽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퇴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9일 환경 보호를 위해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스타벅스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빨대는 약 10억 개가량으로 추정된다. 빨대를 없애기 위해 스타벅스는 음료 뚜껑을 평평한 형태에서 입술을 대고 마실 수 있도록 솟아오른 형태로 바꾼다. 프라푸치노는 돔 모양의 뚜껑은 유지하는 대신 분해가 잘되는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스타벅스가 새롭게 개발한 컵. /AFPBBNews=뉴스1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스타벅스가 새롭게 개발한 컵. /AFPBBNews=뉴스1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도 내년까지 영국과 아일랜드 매장에서 제공하는 모든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기로 했다. 던킨도너츠도 2020년까지 음료 컵을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유통업체뿐 아니라 서비스 기업들도 친환경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유명 호텔 체인 하얏트는 오는 9월부터 손님이 요구하는 때에만 일회용 빨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음료회사 펩시는 소나무 껍질과 옥수수 껍질 등으로 만든 100% 미생물 분해가 가능한 용기를 선보였으며, 코카콜라는 지난 1월 2030년까지 자사의 제품에 사용되는 병과 캔을 전부 수집해 재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에비앙도 2025년까지 100%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미국 컴퓨터 회사 델은 지난해부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노트북 포장지로 쓰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스티로폼 등을 대신할 유기농 버섯과 대나무 재생지를 활용한 포장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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