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이리 월성원자력본부 월성 2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시설(수조)의 모습. 200평 남짓의 수조에 총 3만200여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다./사진=유영호 기자
월성 2호기 원자로건물에 붙어 있는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시설(수조)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핵심시설인 방사선관리구역이라 사전출입허가를 받았는데도 30분 이상의 까다로운 출입절차가 진행됐다. 이어 40분간의 별도 방호교육을 통해 혹시 모를 방사선 피폭을 막기 위한 주의사항 등을 숙지했다. 교육을 마치자 법적선량계(TLD)와 보조선량계(ADR)가 지급됐다. 원전 내 방사선관리구역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이 2가지 장비를 직접 몸에 소지해야 한다. 분실할 경우 상시출입 직원이라도 드나들 수 없다.
지난달 28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이리 월성원자력본부 월성 2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시설(수조)의 모습. 200평 남짓의 수조에 총 3만200여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다. 본지 기자(오른쪽)가 직접 방사능관리구역에 들어가 사용후핵연료 저장실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중수로는 농축하지 않은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쓴다. 핵연료는 경수로의 경우 길이가 4m에 달하지만 중수로는 49.53㎝에 불과하다. 또 5년을 연소하는 경수로와 달리 중수로는 6~12개월을 연소하면 폐연료가 돼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곳으로 옮겨진다. 수조 안에는 핵연료 다발을 24개씩 담은 보관용기(트레이)가 19단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이 차장은 “중수로 특성상 매일 2~3채널(1채널당 핵연료 12다발)의 핵연료가 교체된다”며 “월성 2호기 습식저장시설에만 3만200여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보관 중”이라고 설명했다.
본지 기자가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이리 월성원자력본부 월성 2호기 내 방사선관리구역을 빠져나오기 위해 전신오염검사기로 방사선 피폭 여부를 측정하고 있다. 신체에서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으면 "깨끗합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이 시각 인기 뉴스
월성 2호기를 나와 월성원자력본부 뒷산 중턱에 위치한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소인 건식저장시설로 자리를 옮겼다. 높이 6.5m의 하얀색 원통형 콘트리트 건물이 줄지어 서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사용후핵연료가 밀봉된 캐니스터(저장소)였다. 사용후핵연료는 수조에 6년정도 보관해 연소도가 7800mwd/mtu 이하로 떨어지면 건식저장시설로 옮겨진다. 캐니스터 1기당 54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들어있는데 2010년 이미 300기가 포화됐다.
지난달 28일 찾은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이리 월성원자력본부에 위치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임시저장소)인 캐니스터의 모습. 300개의 캐니스터에 총 16만2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봉인돼 있다./사진=유영호 기자
한수원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맥스터 7모듈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인데 주민수용성 문제와 규제당국의 인·허가 지연 등으로 건설계획이 수년째 공회전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그나마 건식저장시설을 갖춘 월성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라며 “사용후핵연료 처분을 위한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 결국 모든 원전이 멈춰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찾은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이리 월성원자력본부에 위치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임시저장소) 맥스터(모듈형 조장소)의 전경. 모듈 1개에 2만4000다발씩 모듈 7개에 총 16만8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 가능한데 현재 90%가 포화상태다./사진=유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