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꿈틀대는 물가, 하반기 경기 복병되나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8.07.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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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에 선 경기]④한은 4분기 금리인상 가능성 vs 내수 심리 더욱 위축 우려...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편집자주 경기가 회복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지 침체 국면의 초입으로 접어 든 것인지를 놓고 그동안 논의가 분분했다. 수출, 투자, 소비, 고용 등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낙관적이기보다 비관적인 쪽이다. 상반기 경기를 진단하고 하반기 경기에 미칠 변수를 점검해 본다.

[MT리포트}꿈틀대는 물가, 하반기 경기 복병되나


국제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로 물가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가 움츠러들어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소비자물가(CPI)는 올해는 1월 1.0%, 2월 1.4%, 3월 1.3% 등 1%대 초반을 유지하다 4월 1.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수인 생산자물가지수도 상승 추세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4.40(2010=100)으로 전달보다 0.2% 올랐다. 지수로는 2014년 10월 (104.45)이후 최고치다. 1년 전보다 2.2% 올라 2016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지수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유가상승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브렌트유·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지난 18일 기준)은 작년 말 대비 18% 가까이 급등했다. WTI는 2014년 11월 말 이후 최고가인 배럴당 72.24달러를 찍었으며, 브렌트유도 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배럴당 80달러 선(79.22달러)에 근접했다.

유가 상승에 수입물가도 뛰고 있다.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는 85.03(2010년=100)으로 전월(84.00)보다 1.2% 상승했다. 지난 9월(1.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1년 전보다 4.0% 올랐다. 수입물가는 일반적으로 한두 달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데, 물가가 오르면 아무래도 소비심리는 갈수록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유가가 상승으로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9일 “다음달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서울시 소매요금 기준)을 평균 4.2%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도시가스 전 용도 평균요금은 현행 13.9943원/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메가줄)에서 0.5877원/MJ 인상된 14.5820원/MJ로 올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물가가 목표 수준(2%)에 밑돌고 있지만 여러 정보로 분석해 보면 하반기, 특히 4분기에 물가 오름세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4분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경기둔화 상황에서 유가급등으로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국제 유가가 월 평균 1~5%씩 상승할 경우 국내 소비자 물가는 0.1~0.4%포인트의 상승압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유가가 상승해서 물가가 오르는데 국내 경기둔화가 지속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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