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1년2개월來 최악…낙폭 '최순실사태' 이후 최대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8.06.26 06:00
글자크기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105.5, 전월대비 2.4포인트 하락…하락폭 1년7개월 만에 최대

소비심리 1년2개월來 최악…낙폭 '최순실사태' 이후 최대


소비자심리지수가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낙폭은 '최순실 사태'가 있었던 2016년 11월 이후 가장 컸다.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데다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가계의 경기 인식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봉합 수순을 밟는듯했던 미·중 무역전쟁 긴장감도 다시 확산되면서 경기 둔화를 걱정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5로 전월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기준치 100을 넘겼지만, 지난해 4월(100.8)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2.4포인트)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등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됐던 2016년 11월(6.4포인트 하락)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CCSI는 소비자들의 경제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부문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이용해서 집계된다.



2003년 1월~2017년 12월 장기평균치를 기준 100으로 잡고 이보다 높으면 경기인식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해 11월 112로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지난달엔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 등으로 반등했지만 이달 다시 낙폭이 커졌다.

6월 소비심리 악화는 경기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가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현재경기판단CSI는 84, 향후경기전망CSI는 96으로 각각 전월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악화됐다. 현재생활형편CSI는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한 94, 생활형편전망CSI는 3포인트 내린 99로 집계됐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7로 역시 1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6개월 후 소비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본 응답자들이 전월 조사때보다 늘었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 동향조사는 언론 보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6월 중 발표된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데다 잠잠해질 것으로 보였던 미·중 무역전쟁도 다시 재현되면서 소비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기간(11~18일)이었던 지난 1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5월 전년대비 취업자 증가폭은 7만2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이 부진했던 2010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

이 밖에 개별 지수를 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98로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월(9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됐던 지난해 8월(99)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전월세가격 내림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매가격도 하락세로 전환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취업기회전망CSI는 고용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93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임금수준전망CSI 역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한 119로 집계됐다. 금리수준전망CSI은 6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면서 전월대비 2포인트 내린 126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2.6%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물가인식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2.5%로 고정돼 있었는데, 이달 높아진 것이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2.6%를 기록했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한 설문조사(중복응답 가능) 결과 △공업제품(59.4%) △공공요금(43%) △농축수산물(37%) △개인서비스(26.4%) △집세(20.7%)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응답이 많아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