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엘리어트’의 ‘빌리지 입주민’이 되려면

김서연 ize 기자 2018.06.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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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엘리어트’의 ‘빌리지 입주민’이 되려면


지난 5일, 공연 기획사 HJ컬쳐에서는 오는 10월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1446’의 플래시몹 풀 버전 영상을 공개했다. 5월 13일 세종대왕 621돌 탄신일을 맞아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깜짝 이벤트로 진행된 플래시몹 행사는 30여명의 뮤지컬 배우들이 동참, 아울렛에 방문한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열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시카고’도 매 시즌은 아니지만 클럽, 바자회, 시파티(공연의 개막을 기념하는 파티) 등 매번 다른 콘셉트의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시즌에는 재즈 바 콘셉트로 파티를 열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월 7일 폐막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개막 전 ‘빌리지 입주민’, 오는 9월 개막 예정인 뮤지컬 ‘마틸다’는 ‘마틸다 스쿨 신입생’ 등 사전 유료회원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록키호러쇼’처럼 홍대의 한 공연장을 빌려 클럽 쇼케이스 형식의 이벤트를 하거나,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를 보고 배우들과 대담을 하는 GV형식의 이벤트를 여는 경우도 있다. 뮤지컬을 선보이기 이전에 작품의 내용에 어울리는 사전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의 사전 홍보는 아직 프로필 사진 공개나 SNS 게시물을 공유하고 홍보하는 이벤트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캐스팅 및 프로필 사진 공개만으로 개막 전까지 관심과 기대를 지속시키기는 쉽지 않다. 작품의 열렬한 팬들일수록 새로운 정보나 관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을 원한다. 이런 상황에서 좀 더 홍보에 적극적인 제작사는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는다. ‘1446’의 플래시몹 이벤트는 풀 버전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된 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를 끌었다. HJ컬쳐 관계자는 “플래시몹 이벤트 이후에 실제로 공연 개막일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같은 업계 내에서도 플래시몹 이벤트와 관련된 문의가 들어오는 등 홍보의 효과를 충분히 체감하고 있다”며 “이번 이벤트로 인해 이전에 진행하던 뮤지컬에 비해 확실히 좀 더 대중적으로 타깃의 확장이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마틸다’의 제작사 신시컴퍼니 역시 “해당 이벤트를 진행하며 SNS 해시태그에 노출이 되면서 짐작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신청과 공연 문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새로 등장하고 있는 홍보 방식들은 참여하는 관객에게 혜택을 준다는 면에서 흥미를 끄는 동시에 사전에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공연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다. ‘빌리 엘리어트’와 ‘마틸다’는 극과 관련 있는 이름의 유료회원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혜택을 비롯하여 입주민 카드나 학생증을 발급하며 마치 작품 속에 참여하는 듯한 효과를 주었다. ‘1446’이나 ‘록키호러쇼’는 배우와 관객이 직접 만나는 뮤지컬 장르의 특징을 살려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였다. 특히 ‘록키호러쇼’는 관객참여형 뮤지컬이라는 특성과 판타지, 공포, 코미디를 넘어 컬트라는 장르가 낯설 수 있는 관객들에게 사전에 최대한 친근감을 형성하는 것에 집중했다.

뮤지컬의 새로운 홍보 방식은 공교롭게도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 시장의 축소와 함께 등장했다. 한국의 현재 공연시장 규모는 7,480억 원. 전년 대비 4.3%가 감소한 상황이며, 공연장 가동률은 60%를 밑돈다.(자료 출처 : 2017공연예술실태조사, 2017, 문화체육관광부) 뮤지컬 시장 역시 이에 따라 스타 캐스팅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좀 더 빨랐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우선 관객에게 한 발 더 다가선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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