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아우디 수소전기차 동맹..시장 선점경쟁 불붙었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8.06.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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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십 협약 체결-특허·주요부품 공유 합의..현대모비스 중심 핵심부품 개발-업체간 합종연횡 가속화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와 손잡고 혁신적인 미래 친환경차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

현대차 (241,000원 ▼8,000 -3.21%)그룹은 20일 '현대·기아차'와 '아우디'가 각 그룹을 대표해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전방위로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아우디는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수소전기차 관련 연구 개발을 총괄하고 있으며,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에 효력을 미친다.



양사는 우선 수소전기차 기술 확산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특허를 비롯해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데 합의했으며, 관련 시장 선점과 기술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협업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전 지구적 환경 문제와 에너지 수급 불안, 자원 고갈 등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수소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우디와의 파트너십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수소 연관 산업 발전을 통한 혁신적 산업 생태계 조성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터 메르텐스 아우디 기술개발 총괄은 "수소전기차는 전동화 기반 차량 중 가장 진화된 형태로 잠재력이 큰 미래 친환경 기술 분야"라며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은 수소전기차 분야 기술 혁신을 위한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모색 중인 현대차그룹과 수소차 양산 모델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아우디 간의 전략적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전기차 시장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며 "수소전기차 시장의 선도 업체와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간의 기술 협업이 가져올 막대한 시너지 효과와 글로벌 시장의 판도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아우디 수소전기차 동맹..시장 선점경쟁 불붙었다
◇현대모비스가 중심축..핵심부품 개발 가속화
현대차그룹은 이번 파트너십 협약을 계기로 원천 기술 확보, 초기 시장 선점 및 저변 확대, 가격 저감, 투자 효율성 제고 등 수소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미래차 핵심기술 역량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현대모비스 (226,000원 0.00%)를 주축으로 관련 기술의 내재화에 주력하면서 수소 중심의 저탄소 사회 구현을 선도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아우디는 우선 현재 보유 중이거나 앞으로 출원 예정인 다수의 특허를 공유(Cross License)함으로써 수소전기차 분야의 기술 확산을 추진키로 했다.

양사의 특허 공유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흔히 발생하는 기술 분쟁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기술 개발 자율성을 확대하는데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또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기술 표준화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아울러 기술력과 신뢰성을 검증 받은 주요 부품 중 일부를 아우디와 공유키로 했다. 수소전기차 양산화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독자 구축한 수소차 부품 공급망을 제공함으로써 가격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중소 부품협력사의 관련 부품 수출 증가를 이끌어내 국내 부품산업 발전을 촉진시킨다는 전략이다.

아우디는 2016년 미국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최초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인 'h-Tron 콰트로'를 선보였고, 오는 2020년 수소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부품 공급처 다변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로 부품 원가 절감, 투자 효율성 제고 등 선순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중소 부품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산업과 연관산업 전반에 걸쳐 '수소' 중심의 혁신 산업생태계 구축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충북 충주 친환경산업단지 내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장인 충주공장(5만2000㎡) 옆에 수소전기차 부품 전용공장(1만3000㎡)을 증설해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공장에서 연료전지 스택, 수소·공기공급장치, 열관리장치로 구성된 연료전지 시스템과 구동모터와 전력전자부품, 배터리시스템 등 친환경차 공용부품을 결합한 연료전지모듈(PFC) 등을 완성했다. 특히 현대차와 함께 연료전지 시스템의 핵심인 '막전극접합체(MEA)'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에 연료전지모듈과 배터리 시스템 등 8종의 전용 핵심부품과 친환경차 공용부품을 공급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체 핵심부품의 일관 종합생산체제를 구축한 현대모비스 전용공장은 연간 3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핵심부품 생산이 가능하며, 시장 수요에 따라 수만대 규모로 생산라인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고 말했다.

◇수소전기차 선점 경쟁 치열..업체간 합종연횡 빨라져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리딩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의 협업이 가시화되면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개발 비용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업체 간 합종연횡과 함께 수소전기차 출시 계획도 속속 구체화되고 있다.

일본의 혼다는 미국 GM(제너럴모터스)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동 생산에 나선다. 일본 토요타는 독일 BMW와 함께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메르세데츠-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그룹은 미국 포드 등과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의 주요국들은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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