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혁신 실험 목표, 3년 앞당겼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8.06.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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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해도 좋다" 삼성전자 국내 R&D 인력 1%, 창의·도전의 'C랩' 경험 완료…34개 기업은 '스핀오프'도

삼성전자의 혁신 실험 목표, 3년 앞당겼다


삼성전자가 도전과 창의로 뭉친 'C랩(Creative Lab)' 활동 목표를 3년 앞당겨 달성했다.

19일 삼성전자의 2018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R&D(연구개발) 인력의 1% 이상 C랩 경험'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국내 R&D 인력은 약 4만6000명으로 이 중 460명 이상이 C랩을 거쳤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 계획(2020년)대비 3년 앞당겨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이 지속 운영되면서 참여 프로젝트도 늘어나고 스타트업 독립 제도 등의 다양한 지원이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해보고자 하는 직원들의 참여도 함께 늘어나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는 매년 국내외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제기한 이슈 현황과 개선 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우선순위에 따라 중요 이슈 및 그에 따른 세부 목표를 정한다. C랩 경험은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목표로서 2016년 처음으로 제시됐다.

C랩이란 삼성전자가 2012년 12월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분야에 관계 없이 우수한 아이디어를 적극 지원한다. '실패율 90%'를 목표로 내세울 만큼 삼성전자 사내 무한도전 집합소로 여겨진다.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1년간 현업부서에서 벗어나 팀 구성부터 예산활용, 일정 관리까지 자율적으로 과제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 기여형 아이디어도 도출되는데 저시력자가 사물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어VR용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나 화재 현장에서 효율성을 높인 웨어러블 형태의 열화상장치 '이그니스'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15년 8월부터 'C랩 스핀오프(Spin-off)' 제도를 도입, 매년 꾸준히 우수한 C랩팀을 발굴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핀오프제 도입 3년 만에 약 130명의 삼성전자 임직원이 총 34개 스타트업을 배출시켰고 이 기업들이 다시 외부에서 고용한 인원만 170여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회사로 돌아올 문을 열어놔 과감하게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가정용 채소 재배 솔루션을 개발한 '아그와트(AGWART)' △초소형 포터블 지향성 스피커를 개발한 '캐치플로우(CATCH FLOW)' △데이터 기반으로 사용자 인터뷰가 필요한 기업에게 적합한 사용자를 찾아주는 플랫폼을 개발한 '포메이커스(FOR MAKERS)' 등 3팀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한다.

C랩 출신 스타트업은 독립 후에도 지속적 성과를 내고 있다.

베이비 케어 솔루션 업체 '모닛'은 독립 1년 만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 오는 11일부터 온라인 오픈마켓을 통해 아기의 대·소변 여부를 알려주는 기저귀 센서를 판매하고 유명 백화점으로도 유통을 확대한다. 향후 실버 제품군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링크플로우'는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만드는 업체로 보안용 장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창업 1년 5개월만에 기업가치가 20배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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