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난민의 시대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6.20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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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난민 급증, 남의 문제 아냐… 북미회담 후속 협상 잘 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

최근 한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소식은 북한 관련 이슈일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리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부 소속 기자는 북한 관련 외신을 챙기는 일이 아주 중요해졌다. 남북뿐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과 국제 사회도 밀접하게 관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무역전쟁과 국제유가 상승, 신흥국 위기 등의 경제 뉴스까지 챙기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이런 상황에 최근 눈길을 사로잡는 뉴스가 하나 있었다. 바로 제주도에 몰려든 난민 소식이다. 올해 제주도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이 519명으로 이미 작년의 10배 이상 폭증했다고 한다. 2015년 시작된 내전을 피해 모국을 떠난 이들이 말레이시아 등 일정 기간 무비자 체류를 허용하는 나라를 떠돌다 제주도까지 흘러든 것이다. 제주도는 비자 없이 30일간 머무를 수 있다. 먼 남의 나랏일인 줄 알았던 난민 문제도 사실 우리와 매우 가까웠던 셈이다.



사실 난민 문제는 세계적으로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2010년 말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이른바 '아랍의 봄' 혁명 이후 시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되고,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세계를 떠도는 난민이 급증했다. 여기에 독재 정권에 시달리거나 가난에 내몰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의 시민도 무작정 국경을 넘으면서, 이들의 목적지인 유럽은 이미 포화 상태다.

처음 난민에게 우호적이던 유럽에서는 난민에 반대하는 정서가 강해졌다. 얼마 전에는 극우 포퓰리즘 연립정부가 들어선 이탈리아가 난민 600여명을 태운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해 스페인이 대신 난민을 받은 일도 있었다. 스페인과 프랑스 등이 난민을 거부한 이탈리아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외교 마찰까지 빚었다. 난민 문제 때문에 유럽이 분열한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세계 각지의 분쟁이 모두 없어지지 않는 한 난민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북한을 정상국가로 이끄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후속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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