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권오익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과 박재빈 미국 미시시피대 조교수는 18일 이같은 내용의 '민간 발행 전자화폐가 사회후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민간이 발행하는 전자화폐가 일상적인 거래의 지급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제를 가정했다. 규제 등 진입장벽이 없이 경제주체 누구나 전자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완전경쟁적인 환경에서 민간의 전자화폐와 중앙은행의 법정통화가 함께 공존한다고 봤다. 즉, 전자화폐와 법정통화가 일상 거래의 지급수단에서 완전대체재 관계에 있는 셈이다.
분석 결과 민간이 전자화폐를 자유롭게 발행하게 될 경우 도덕적 해이가 발행하지 않도록 통제하려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 사회후생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분석에서 전자화폐 사용의 편리성으로 후생이 높아지는 효과는 고려되지 않았다. 오직 화폐 유동성 공급 측면 만을 고려했다.
전자화폐 발행자가 담보성격으로 보유한 정부채권에 대해 지급불이행 위험을 고려해 담보 가치를 절하해 평가하게 되면 시중 유동성이 최적 상태보다 적게 공급되는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의 경우에는 사회후생이 저하되지 않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연구진은 이러한 후생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선 피구세(Pigouvian tax)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피구세는 정부가 경제주체에게 세금으로 비용을 부담하게 해 부정적 외부효과를 완화시키는 정책이다.
민간화폐 발행자들의 전자화폐 발행에 세금을 부과하면 경쟁적 화폐공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내부화해 사회후생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도덕적 해이 문제가 없는 중앙은행이 홀로 화폐를 발행할 때와 비교하면 후생이 저하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권 부연구위원은 "발권력은 중앙은행이 독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술발전 등으로 민간이 경쟁적으로 화폐를 발행할 수 있게 되는 환경이 마련되더라도 민간화폐 발행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