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이상호 검사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임관 후 명예롭고 보람되게 검사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동료, 선후배, 수사관, 실무관님들께 진심으로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사직인사를 올렸다.
이 검사장은 검찰개혁 현안과 관련해서도 "검찰이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국민 한분한분의 소중한 사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사회적·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주목받는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했다.
충남 논산 출신의 이 지검장은 충남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남부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찰청 연구관·공판송무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을 거쳐 대전지검 등에서 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2012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으로 재직하면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등을 수사했다. 2014년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를 맡을 당시에는 '서울시의원 재력가 피살·살인 교사 사건' 등을, 이듬해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재직 때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 살인미수 사건' 등을 지휘하는 등 '공안통'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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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검장 및 고검장 승진 대상 기수가 아닌 이 지검장이 사의를 밝힌 것을 두고, 검찰 일각에서는 대전지검장 부임 후 5개월만에 지난 1월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성 인사가 난 것에 대해 현 정부의 '공안 힘 빼기'로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이 고위 인사와 관련해 이날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앞서 사법연수원 19·20기 고검장 및 23기까지 분포돼 있는 검사장 간부들의 사직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여성 중 처음으로 검사장 자리에 오른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56·19기)을 포함해 공상훈 인천지검장(59·19기), 안상돈 서울북부지검장(56·20기), 신유철 서울서부지검장(53·20기), 김회재 의정부지검장(56·20기) 및 김강욱 대전고검장(60·19기)이 사의를 표명해 총 7명이 검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검찰에서는 검사장 승진 기수가 후배 검사들을 위해 조직을 떠나는 것을 관례로 여겨왔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인사 범위는 고위 간부들이 얼마나 검찰을 떠나느냐에 따라 그 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선 올해 고검장급은 연수원 20·21기, 검사장급은 24기를 중심으로 25기까지가 물망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사장급 인사 후 내달 중순쯤에는 부장검사급 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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