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지 못하는 부자들…'갑질'이 평가 낮춘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8.06.20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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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당당한 부자 설문조사]<5>10명 중 3명, 최근 1년 사이 부자 인식 '나빠졌다'…빈번한 갑질에 비호감 커져

편집자주 최근 재벌들의 갑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엔 떳떳하게 벌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는 '당당한 부자'들도 적지 않다. 머니투데이는 국민들의 '부'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매년 대국민 '당당한 부자'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다. 부자의 기준, 부자에 대한 인식,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 정부의 정책 등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당당한 부자가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과제를 짚어봤다.

부자에 대한 인식이 1년 사이에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로 대변되는 부자들의 특권의식이 주원인이다.

전체 응답자의 32.3%는 최근 1년 사이에 부자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좋아졌다’는 대답은 6.0%에 그쳤다. 가구소득별로는 월 500~800만원 미만(43.5%), 직업별로는 가정주부(35.6%), 연령별로는 40대(35.5%)에서 ‘나빠졌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부자에 대한 태도를 0~10점으로 평가해 0~4점은 부자에 대해 비호감, 5점은 보통, 6~10점은 호감으로 나눈 결과 비호감층은 전체의 42.1%가 인식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호감층에서도 ‘나빠졌다’는 응답이 24.7%로 ‘좋아졌다’는 대답(11.9%)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존경받지 못하는 부자들…'갑질'이 평가 낮춘다


부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가장 큰 이유로는 ‘갑질 등 사회적 특권의식이 더 심해졌다’(52.6%)는 점이 꼽혔다. 특히 20대(63.6%)와 30대(68.6%)에서 부자 ‘갑질’이 심해졌다는 인식이 강했다. ‘부자들의 불법·탈법적 행위가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26.0%로 두 번째로 많았고 △사회환원 부족 10.5% △여전한 부의 대물림 9.1% 등이 뒤를 이었다.

부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54.9%가 ‘부자의 노력을 인정은 하지만 존경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부자의 노력을 인정하지도 않고 존경하지도 않는다’는 응답도 22.4%를 차지해 77.3%가 부자를 존경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87.4%),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84.7%)에서 ‘존경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부자의 노력을 인정하고 존경한다’는 답변은 60세 이상(33.3%), 가구소득 월 100만원 미만(39.7%), 농·임·어업 가구(49.8%)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자가 존경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갑질’이 꼽혔다. 응답자의 33.2%가 ‘부를 이용한 갑질 등 사회적 특권의식이 많아서’ 부자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모은 부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기 때문 21.7%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기 때문 19.1% △부를 모은 방식이 불법, 탈법적이었을 것 18.5%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42.3%)에서 ‘갑질’을 꼽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은 ‘갑질’보다 부의 사회 환원 부족(32.9%)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가구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월 300만원 미만 가구에서도 부의 사회 환원이 없어 부자를 존경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한편, 부자에 대한 평가는 평균 4.62점으로 ‘보통’(5점) 이하였다. 부자에 대한 평가는 연령별로 40대(4.05점)에서 가장 낮았고 60세 이상(4.95점)과 20대(4.85점)에서 높았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4.48점)이 가장 낮게 가정주부(5.02점)이 가장 높게 평가했다.

가구소득별로는 특이하게 가장 낮은 월 100만원 미만(5.23점)과 가장 높은 월 1000만원 이상(5.10점)에서 부자에 대한 평가가 가장 높았던 반면 두번째로 낮은 월 200만~300만 미만(4.28점)과 두번째로 높은 월 800만~1000만원 미만(4.13점)에서 가장 낮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스탯(Kstat)'에 의뢰해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가구유선전화 및 이동전화를 병행한 전화면접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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