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사옥까지 파는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태 보니?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8.06.14 05:30
글자크기

차입금 4.4조원 중 올 만기도래 2조원...올해 사옥 매각 등으로 7000억원 확보

아시아나항공 (10,680원 0.00%)이 올 들어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 매각 및 영구채 발행 추진 등 유동성 확보에 적극적이다. 올해 만기도래 하는 2조원 규모의 차입금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까지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아시아나의 차입금 규모는 4조4000억원으로 이 중 2조원 가량이 올해 만기가 도래한다. 자본보다 차입금이 3.6배 많은 상황이다.



광화문 사옥까지 파는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태 보니?


차입금의 질적 구성도 떨어진다.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받으면서 미래 매출 등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사채의 비중이 높아졌다. 자산유동화사채 규모가 1조 1750억원에 달하고, 이중 8000억원이 지난해 발행됐다.

아시아나의 유동성 악화는 금융권에서도 문제가 됐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아시아나를 ‘심층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지난해 말부터 관련 실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는 자구 계획을 수립했고,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MOU(업무협약)’를 맺었다.



아시아나는 비핵심자산 매각과 전환사채 및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단기부채를 상환하기로 했다. 여신기간 연장 등을 통해 계획한 아시아나의 올해 상환 계획 금액은 1조4000억원이다. 지난 3월 기준 아시아나의 현금성 자산은 2760억원 정도다.

비핵심자산 매각은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 지난 3월 CJ대한통운 주식 73만8427주를 약 935억원에 매각했고,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을 4180억원에 독일 자산운용사에 팔았다. 사옥 매각을 통한 순현금유입은 2500억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끼던 사옥을 매각할 정도로 금융권에서 강한 유동성 대책을 요구했다"며 "지난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한 것도 이 같은 유동성 악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확충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1~2월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2600억원을 신규차입했다. 자산매각과 차입 등으로 올들어 70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다만 이달 초 진행했던 3억달러(약 3200억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수요미달로 연기됐다. 해외시장에서는 아직 신뢰회복이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는 이달 말 영구채 수요예측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아시아나는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추가 자금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아시아나IDT는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공업계 분위기도 좋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계획대로 유동성 확보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 회계기준 변동으로 항공기 운용리스 비용이 부채로 처리되는 것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