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주문한 '기업 기 살리기'…막힌 투자부터 뚫는다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8.06.1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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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11일부터 대·중소기업 투자 담당 임원 만나 투자 애로사항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비서실장. (청와대 제공) 2018.5.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비서실장. (청와대 제공) 2018.5.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기업 '기 살리기'를 주문한 가운데 기재부가 기업의 막힌 투자를 뚫기 위해 나선다.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 받는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기업 투자를 죄는 규제, 제도, 세제 정비 과제를 발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목표다.

10일 기재부에 따르면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기업 투자 애로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대·중소기업 투자 담당 임원들과 연쇄 면담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 부총리가 지난 8일 1차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서 기업 투자 프로젝트를 조속히 실시하겠다고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 창출을 수반하는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패키지 규제 완화'로 밀착 지원하겠다고 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기업에 물적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은 부족했다. 77개 대기업에 적용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 대표 예다. 박근혜정부가 무역투자진흥회의를 11차례 열고 매번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던 것과도 비교된다. 김 부총리가 인사청문회 때부터 기업 기 살리기, 혁신성장을 강조했지만 성과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투자 지표도 부진하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3.3% 줄었다. 지난 3월(-7.8%)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기재부는 설비투자가 조정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지표를 전년과 비교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투자 증가 속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일 김 부총리에게 '월례 경제현안 보고'를 받은 뒤 기업 '기 살리기'를 주문한 건 상징적이다. 문 대통령이 기업 현장을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기 살리기'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낸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김 부총리에게 기업 기공식·준공식과 격려가 필요한 곳을 찾겠다고 했다.


김 부총리도 승부수를 던졌다. 김 부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해외는 가능한데 우리만 안되는' 규제부터 9월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해관계 대립으로 고난도 해법이 필요한 규제 개혁 시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에어비앤비, 우버 같은 공유숙박, 차량공유 사업을 막는 규제가 가장 먼저 해소돼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김 부총리는 "규제 혁신 가속화에 정부 역량을 집중하고 가시적 성과물을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혁신성장에 '올인'하는 분위기인데 규제 개혁 작업에 계속 매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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