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옥 '이부망천' 발언 일파만파…한국당 윤리위 소집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18.06.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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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같은 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의원직 사퇴 촉구…與 인천·부천 의원들 "석고대죄하라"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사진=YTN 화면 캡처·뉴스1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사진=YTN 화면 캡처·뉴스1


자유한국당이 9일 전날 한국당 대변인을 사퇴한 정태옥 의원에 대해 윤리위원회를 소집했다. 정 전 대변인이 방송에서 인천이 생활 수준이 낮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데 대해서다.


한국당은 이날 홍준표 당 대표가 중앙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정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 논의를 위한 윤리위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7일 한 시사 방송 프로그램에 당 대변인 신분으로 출연해 "서울에 살던 사람이 양천구, 목동에서 잘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며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 남구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명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당시 이뿐 아니라 "인천의 실업률과 가계부채, 자살률, 복지비 등이 꼴찌"라며 "유정복 인천시장이 들어와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10년 전, 5년 전에도 그렇고 인천이란 도시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지방에서 생활이 어려워서 올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은 서울로 온다"며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지만 지방을 떠나야 될 사람은 인천으로 오기 때문에 실업률, 가계부채, 자살률 등이 꼴찌"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파문이 일자 정 의원은 하루 뒤 입장문을 내고 대변인을 사퇴했다. 그는 인천·부천시민들에게 사과한다며 "유 시장이 시정을 잘못 이끌어 인천이 낙후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다가 의도치핞게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여당은 물론이고 같은 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그를 비판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한 지난달 31일 오전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한 지난달 31일 오전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 후보는 정 전 의원을 향해 의원직 사퇴까지도 촉구했다. 그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입장문을 내고 "인천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없이 함부로 발언한 정 의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이어 "당 지도부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인천 시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지도부부터 자성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단호한 쇄신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인천을 모르면서 인천을 이야기해서는 안되고 인천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그 입을 다물어야 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그러면서 "이번 정 의원의 '막말'이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의 계속된 인천 폄하와 모욕적 발언에서 기인했다"고도 말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인천·부천지역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정태옥 대변인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인천·부천지역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정태옥 대변인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이에 여당 인천·부평 지역 국회의원들도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윤관석·송영길·홍영표·신동근·유동수·박찬대·원혜영·설훈·김상희·김경협 의원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당과 유 후보가 인천·부천시민이 납득할 정도의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 대변인이 전국민 앞에서 망발에 가까운 인천과 부천 비하를 서슴지 않았던 이유는 오직 유 후보를 비호하기 위함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유 후보에 대해서도 "유 후보는 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했어야 한다"며 "민주당 인천시당이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자 그제야 마지못해 때늦은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와 한국당은 인천·부천 시민이 납득할 정도로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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