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영동지방 왕실 원당사찰 '속초 신흥사' 보물 지정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6.0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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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극·용두문양 등 독특한 조각, 보존 상태도 양호…역사·건축·예술적 가치 인정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전경./사진제공=문화재청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전경./사진제공=문화재청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속초시에 있는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81호로 지정했다고 4일 밝혔다.

속초 신흥사는 외설악 동사면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652년(신라 진덕여왕 6년) 자장율사가 '향성사'로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절이다. 임진왜란 이후 1642년(인조 20년) 화재로 사라졌다가 1644년(인조 22년) 원래 터에서 아래로 약 4㎞(10리) 떨어진 곳에 '신흥사'란 이름으로 다시 세워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왔다.



신흥사 극락보전은 '설악산신흥사대법당중창기'(1749년), '신흥사극락전중수기'(1770년), '신흥사극락보전중수상량문'(1821년) 등 자료를 통해 1749년(영조 25년)부터 1821년(순조 21년)까지 4차례 수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보수공사 기록 등 연혁을 확인할 수 있는 문헌 기록이 풍부해 건물의 역사가 잘 남아있는 편이다.

신흥사는 경내 마당을 중심으로 주불전인 극락보전과 출입문인 보제루(절의 중심 불전 앞에 세운 누각)가 마주 보고 있다. 마당 좌우에 운하당(승려 거처 공간)과 적묵당(수행을 막 시작한 스님의 수행 장소)이 자리잡고 있는 사동중정형(마당을 중심에 두고 앞뒤 누각과 불전, 좌우 두 요사 등 네 건물로 구성되는 가람형태) 배치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극락보전 내부 모습./사진제공=문화재청극락보전 내부 모습./사진제공=문화재청
극락보전은 18세기 중엽에 중건한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공포를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배열한 것)식 팔작지붕(측면에 삼각형 모양의 합각면이 있는 지붕) 건물이다. 18~19세기 영동지방 중요한 왕실 원당사찰로서 세부의장과 공포형식이 우수하고 기단과 계단, 창호 등 높은 품격의 요소들도 잘 보존돼 있다.

특히 기단의 모란, 사자 문양, 계단 난간 소맷돌의 삼태극(원을 3개로 분화한 태극 형태), 귀면(鬼面), 용두 문양 조각들은 다른 사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귀한 사례이다. 창호는 소슬빗꽃살(살을 비스듬히 교차시킨 빗살창에 꽃무늬를 조각함) 등 다양하고 화사한 꽃살로 장식했으며 보존상태도 우수한 편이다.

지붕을 받치는 공포는 화려함과 품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조선 후기 다포식 공포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물천장 등의 구조와 내부 닫집(사찰 등에서 불상을 감싸는 작은 집이나 불상 위를 장식하는 덮개)의 섬세한 조각 형태 그리고 건립 당시로 추정되는 단청문양이 남아있다.


문화재청 측은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은 형태, 구조, 장식 측면에서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양호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역사·건축·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극락보전 계단 소맷돌 삼태극과 귀면 문양./사진제공=문화재청극락보전 계단 소맷돌 삼태극과 귀면 문양./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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